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의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전 세계 교회는 예년보다 더욱 활발히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희망의 희년’을 맞아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10월 7일부터 캠페인이 전개된다.
7일 오전 9시 지구촌 곳곳에서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함께 모여 ‘분열과 갈등, 고통으로 상처 입은 세계의 평화와 일치를 위해’ 지향으로 영광의 신비 5단을 봉헌한다. 특히 남아메리카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에콰도르 아구아리코대목구는 아마존강과 정글에 흩어진 작은 성당들을 중심으로 최소 2500명의 어린이와 7000명의 성인이 함께 묵주기도에 참여할 예정이다.
파키스탄 파이살라바드교구와 인도 달통간지교구 역시 교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지지하며 본당, 학교, 교리교육 센터 곳곳에서 신자들이 묵주기도에 동참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평화를 기도하며 그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끌 예정이다.
내전의 상처와 테러가 만연한 아프리카교회도 평화를 지향으로 한 기도운동에 동참한다. 앙골라 메농그교구와 카메룬 마루아-모콜로교구는 교구 공동체 전체가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힘쓰고 있다.
앙골라는 1975년부터 2002년까지 이어진 내전으로 민간인 8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4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한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다. 카메룬 교회는 현재도 ‘보코 하람’과 이슬람국가(ISIS), 국내 분리주의자들의 무차별 테러와 납치, 약탈에 고통받고 있다.
미얀마교회와 인도네시아교회에서는 사제와 수도자들도 캠페인에 동참한다. 인도네시아의 지극히 거룩하신 구속주회 소속 야코부스 와라타 신부는 “폭력과 분열, 고통이 만연한 시대에, ACN이 지난 20년간 일치된 기도를 요청해 온 의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ACN 한국지부(이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지부장 박기석 요한 사도 신부)가 10월 18일 오후 1시30분 서울대교구 세검정성당(주임 조신형 도미니코 신부)에서 묵주기도 캠페인을 펼친다.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함께하는 어린이 10여 명, 본당 주일학교 어린이 60여 명이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함께 묵주기도를 봉헌할 예정이다.
ACN 한국지부는 9월 27일부터 10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세검정본당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 ▲묵주기도를 바쳐야 하는 이유 ▲영광의 신비와 성경 이야기 ▲기도지향에 대한 교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박기석 신부는 “침묵 속 기도는 세상의 소음에 묻히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우리를 관상과 복음의 핵심으로 이끄는 부드럽고도 강력한 길”이라며 “한국교회 신자들도 7일 오전 9시 각자의 자리에서 ‘세계 평화와 일치’를 위해 영광의 신비 5단을 함께 바쳐달라”고 당부했다.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은 “100만 명의 어린이가 묵주기도를 바치면 세상은 분명 달라질 것”이라는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신부의 말을 모토로 매년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인 10월 18일 전 세계 평화와 일치를 위해 펼치는 기도 운동이다. 2005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인근 성지에서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던 어린이들로부터 시작됐다.
▶ACN 한국지부 100만 어린이의 묵주기도 캠페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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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