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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넘어 생명 지킨 그들의 이름은 ‘엄마’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미혼모의 희년’으로 미혼모 환대와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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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9월 22일부터 사흘간 ‘미혼모의 희년’을 마련했다. 이튿날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토닥토닥, 너의 미소 너의 눈물 모두 안을게.”

뮤지컬 배우 김유정(발레리아)씨가 작사·작곡한 ‘토닥토닥’ 중 일부다. 부제목은 ‘산후우울증’. 생후 2개월 된 아이를 달래며 “나는 피폐하지만, 아이만큼은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마음이 담긴 노래다.

그의 진심 어린 노래에 10~20대 어린 엄마들이 울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9월 22~24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과 서울 일대에서 마련한 ‘미혼모의 희년’에서다. 사회의 각종 편견과 열악한 환경 속에도 용감하게 아이를 낳아 생명을 지킨 이들이다. 교회가 희년을 맞아 아름다운 생명의 가치를 지키고 있는 미혼모들과 사흘간 함께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9월 22일부터 사흘간 ‘미혼모의 희년’을 마련했다. 이튿날 미사에서 한 아이가 기도하는 엄마를 쳐다 보고 있다.


전국 가톨릭 미혼부모기관 8곳에서 온 엄마와 아이 100여 명은 첫날 스카이타워·아쿠아리움·명동 등지를 누비며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주변 또래와 달리 일찍이 아이를 돌보느라 여가 한 번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엄마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모처럼 해맑은 모습이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9월 22일부터 사흘간 ‘미혼모의 희년’을 마련했다. 이튿날 미사에 참여한 엄마와 아이가 기도손을 하고 있다.



둘째 날 미사 후 토크 콘서트에서는 김유정 뮤지컬 배우를 비롯해 아요 퓨전 해금 연주자, 구환 팝페라 가수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안광복 철학교사는 선배 부모로서 “스스로 좋은 말과 응원을 아끼지 말라”고 조언했다. 엄마와 아이들은 주호영 마술사가 선보이는 놀라운 마술쇼를 환호하며 즐겼다. 엄마들이 모처럼 자신의 시간을 갖는 동안에는 옹기장학회 봉사자들이 그들 곁에서 아이들을 돌봐주는 세심한 배려도 제공됐다.

엄마들의 일일 ‘희년 할아버지’가 된 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사회의 비뚤어진 편견에 마음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어린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여러분 또한 이사야 예언자가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이사 43,4 공동번역)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뜨거운 환대와 격려 속에 엄마들은 고되지만, 그간 아이와 함께해온 삶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마음에 하나같이 미소를 지었다. 2018년 가톨릭 푸름터에서 아이를 낳고 기른 서윤아(가명, 25)씨는 희년 행사에서 “이런 응원을 평소 잘 못 받아봐서 그런지 처음엔 큰 감흥이 들지 않았는데, 그래도 같은 고민 속에 사는 엄마·아이들과 서울 구석구석 다니며 추억을 쌓게 돼 좋았다”고 했다. 김보람(가명, 28)씨도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큰 용기를 얻었다”면서 “그저 아이가 때 묻지 않고 깨끗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희년의 희망을 나눴다.

이경상 보좌 주교도 이날 토크 콘서트를 찾아 용기를 불어넣는 특유의 “쫄지 마!”란 한마디를 엄마들과 함께 외쳤다. 이 주교는 “엄마가 되기로 한 여러분 모두 너무나 사랑스럽다”며 “육아의 고통 속에 가끔 아이가 미울 때도 있겠지만, 우여곡절 다 지나고 나면 힘든 상황 속에도 지켜낸 그 마음이 곧 사랑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5살 딸을 키우는 성지윤(가명, 24, 자오나학교)씨는“주교님들께서 ‘자랑스럽다’고 격려해주실 때 울컥했다”며 “이제 미혼모라고 눈치 보기보다 우리 아이를 지켜낸 ‘엄마’로서 더욱 자신감 갖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

박예슬 기자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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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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