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교 주일을 맞이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작성한 담화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모든 민족을 위한 희망의 선교사”가 되자고 초대했다. 교황이 강조한 희망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살아 있는 확신이다. 그리스도께서는 고통과 절망의 한가운데에서도 아버지께 자신을 온전히 맡겨, 인류를 위한 희망의 근원이 되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제자인 우리 역시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세상 속에서 희망을 증언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는 전쟁과 분열, 경제적 불평등, 인간관계의 단절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외로움 속에 살아간다. 이런 시대일수록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더욱 분명해진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비롯된 희망을 나누는 사람, 낙담한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교황은 특히 가난하고 약한 이들, 병자와 노인,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라고 요청했다. 친밀함과 연민, 온유함으로 그들의 삶을 함께하며 하느님 사랑의 얼굴을 보여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복음 선포이다. 희망은 말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랑의 행위 안에서 드러난다는 것도 잊지 말자.
올해 희년을 지내는 교회는 “정적인 교회가 아니라, 세상과 함께 걸어가는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우리는 작은 말과 행동으로 복음의 희망을 전할 수 있다. 용서와 이해, 나눔과 연대의 삶이 곧 선교의 길이다.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희망의 증인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우리의 삶이 절망에 빠진 세상에 희망의 등불이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