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달리, 개신교는 일원화된 구조가 아닌 목회자 개인이 스스로 교회를 세우고 성도들을 모아 운영하는 방식으로 유지된다. 그래서 교회의 활력은 목회자의 재정 상황이나 전교 역량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가 흔들리고, 탈종교화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교회를 둘러싼 환경은 한층 더 위축됐다.
그런 상황 속에서 개신교는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했다. ‘공유교회’라는 개념이 그중 하나다. 일부 선교단체나 신도들이 자신들의 예배 공간을 나누거나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형 교회들이 자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었다. 더라이프교회 또한 이런 공유교회를 거쳐 독립한 사례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접한 최용택 목사는 공유교회가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시기에 교회를 세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그 이후의 이야기다.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작은 교회들이 오히려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선교지와 이웃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부활·성탄 대축일뿐만 아니라 산불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주민센터를 통해 구호 물품을 전달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움직였다. 최 목사는 이러한 활동이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삶으로 실천하려는 몸부림이자 저마다의 사명을 지키려는 움직임이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교회를 세우기도 벅찬 상황에서, 누군가를 돕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신앙 공동체로서의 사명을 지키려 애쓰고 있었다. 규모나 재정이 아닌, 신앙이 어떻게 이어지고 지속될 수 있는가를 되묻게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