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한국가톨릭학술상에 선정된 영예의 수상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 이들은 여전히 척박한 한국교회의 학문적 풍토 속에서도 하느님의 진리 탐구에 헌신함으로써, 교회 학문 연구와 이 땅의 복음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 이들의 노고는 개인의 영예에 그치지 않고, 교회 학문이 시대의 어둠 속에서 진리의 빛으로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유용함’과 ‘효율성’의 이름으로 참된 진리에 대한 열망을 잊어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삶을 바로 세우고 과학과 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신학과 철학, 인문학의 깊은 성찰이다. 교회 학문은 하느님의 뜻을 탐구하며, 인간과 세상의 근원을 묻는 고귀한 사명을 수행한다.
올해 본상 수상작 「성 토마스 소사전」은 토마스 사상의 유산을 한국 교회에 심화시킨 귀한 결실이며, 연구상과 번역상 수상작 역시 하느님과 인간, 교회와 사회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했다. 공로상 수상자 하성수 박사의 평생 연구는 신학이 단지 학문이 아니라 봉사의 길임을 증언한다.
교회는 더욱 적극적으로 신학과 인문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리 탐구의 장을 넓혀야 한다. 교회 학문이 단지 교회 안의 연구로 머물지 않고, 세상의 고통과 인간의 물음에 응답하는 살아 있는 복음의 목소리가 되도록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께서 학문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는 모든 이에게 지혜와 은총을 주시고, 그들의 연구가 교회의 미래와 인류의 구원을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기도한다. 다시 한번 수상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