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 주교좌 양덕동본당 설립 50주년을 앞두고 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특히 새롭게 탄생한 시니어 합창단 ‘은빛소리’도 그 자리에서 한몫했다. 단원은 60대 후반에서 80대 후반까지 50명이었다. 전문 합창단이 아니었기에 첫걸음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네 곡을 소화하는데 악보를 익히고 노랫말을 외우며, 뻣뻣한 몸으로 율동까지 더해진 연습은 단순한 노래 이상의 도전이었다.
게다가 노랫말 곳곳에 경상도 사투리가 복병처럼 등장했다. ‘쓸쓸한’을 ‘설설한’으로, ‘사슴처럼’을 ‘사섬처럼’, ‘모든 것이 은혜’를 ‘모든긋이 언혜’로 부르는 등 발음 교정이 급선무였다.
3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 10시 미사 후, 연습실에서 시작기도를 바친 뒤 1시간 동안 지휘자의 지도 아래 마음을 모아 연습했다. 무더위도, 나이도 이들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날이 갈수록 출석률은 높아졌고, 음악회가 가까워질수록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50명의 단원을 위해, 음악회가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함께 기도했다. “주님께서 힘을 주시고 저희와 함께해 주시리라”는 믿음으로.
그리고 마침내 음악회 날!
내가 이 성전에서 무대에 선다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있었던가. 성전은 빈자리 없이 신자들로 가득 찼고, 음악회에는 약 100명이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빛났던 순간은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님의 색소폰 연주였다. 앙코르곡까지 포함해 총 3곡을 선사해 주셨고, 그 연주는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우리만 연습한 것이 아니었음을, 주교님 역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하셨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기쁜 마음으로 봉사해 주신 지휘자님, 반주자님, 단장님과 총무님 모두에게 두 손 모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이 모든 순간을 은혜로 이끌어 주신 주님께서는 영원히 찬미 받으소서. 아멘.
글 _ 박정옥 비비안나(마산교구 양덕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