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옛 트위터)에는 테헤란 지하철 6호선에 페르시아어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마리암 모가다스’역 사진들이 공유됐다. 해당 역사는 테헤란 소재 아르메니아 가톨릭교회인 성 사르키스 대성당 인근에 위치한다.
AFP에 따르면 이 역은 10여 년에 걸친 공사 끝에 완공됐다. 역사 안에는 아치형 중앙홀과 돔에 성모님을 상징하는 프레스코화 등 예술 작품이 설치됐다. 성전 그림 옆으로 성모 마리아를 기리는 벽화도 그려졌다. 조각가 티나 타리그 메흐르는 “역사를 지나는 승객들이 이웃 종교를 존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특히 그리스도교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란 테헤란 지하철 6호선 '성모 마리아 역'. X 캡처
이란 테헤란 지하철 6호선 '성모 마리아 역'. X 캡처
미국 가톨릭통신(CNA)에 따르면 역사 명칭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이란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슬람 시아파는 예수님의 어머니이자 신(알라) 사이의 중재자로서 성모 마리아를 공경한다. 또 성모님의 전구를 믿는 전통이 있다. 이에 시아파 문화와 상통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이란의 종교적 다양성을 부각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아르메니아 이란 대사관은 “이란인과 아르메니아인 공동체의 공존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신호”라고 설명했다. 알리레자 자카니 테헤란 시장은 SNS에 “역사의 명명은 위대한 예언자를 키워낸 신성한 여성임을 기리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석에도 이란의 종교 자유와 인권 보호 기준은 국제 표준에 미치지 못한다. 이란법은 이슬람에서 그리스도교로의 개종이나 전도를 금지하고,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엄격한 종교적·사회적 규범을 시행 중이다. 라마단 기간 중 어떤 신앙을 가졌든 식사가 허용되지 않으며, 여성의 경우 히잡 착용이 의무다. 종교 소수자들은 정부 채용에서 배제돼 아르메니아 그리스도인들은 스스로 2등 시민으로 느낀다는 응답도 있다.
여전히 이란 내 그리스도인들은 탄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2월 이란 재판부는 아르메니아계 그리스도인 하코프 고추미안에게 ‘불법 그리스도교 선교 활동’을 했다며 징역형을 선고한 바 있고,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50여 명이 성경을 두 권 이상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