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구조적 빈곤, 하느님·이웃과의 관계 단절에서 시작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심포지엄고로 주교, 자국 우선주의 비판가난한 이들 우선하는 교회 강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아시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가톨릭교회의 역할’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10월 25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이 최근 첫 교황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를 반포한 가운데, 전 세계적 빈곤의 구조적 원인을 살펴보고 가난한 이들을 향한 교회의 구체적인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원장 김동원 신부)은 10월 25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서 ‘아시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가톨릭교회의 역할’ 주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교회가 가난한 이들에게 시혜적 원조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들을 향한 우선적 선택을 바탕으로 하느님 나라를 향해 함께 걷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본 나고야교구장 마쓰우라 고로 주교는 ‘가난한 이들 편에 서는 선택’ 주제 기조강연에서 “아시아 대륙에 사는 44억 명 가운데 5억 명이 하루 1달러 이하 소득으로 사는 빈곤 상태고 그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라며 “이들은 집과 옷이 없고 전기나 수도를 사용할 수 없으며 학교나 병원조차 가기 어려운 상태이며, 분쟁과 인신매매 환경 파괴로 끊임없이 고통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로 주교는 “빈곤에는 다양한 구조적 원인이 있지만, 인간의 삶이 성립하는 기초 관계인 하느님·이웃·지구와의 관계가 단절된 것이 그중 하나”라며 “역사적으로는 제국주의 침략에 따라 형성된 식민지 경제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지배국의 이익에만 봉사하도록 재편된 것이 오늘날 제3세계로 불리는 가난한 나라 형성의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도리어 전쟁 당사국이 발전하는 소름 끼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로 주교는 또 “전쟁과 분쟁은 국가와 자연 파괴를 넘어 풍요로움의 의미를 문화와 종교 차원이 아니라 물질적 풍부함만 더하는 것으로 축소하는 부작용을 낳는다”며 “최근 미국·일본 등의 정치 지도자가 주장하는 ‘자국 우선주의 사상’, 화폐 숭배와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경제제도의 독재를 일으키는 ‘비복음적’ 슬로건이 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고로 주교는 “희년인 올해는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는 복음처럼 창조의 원점으로 돌아가고자 기도하고 노력해야 할 때”라며 “가난한 이들을 우선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 하느님이 지배하는 나라가 도래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동호(서울대교구 사당동본당 협력사목사제) 신부는 ‘빈곤과 가톨릭 사회적 가르침 사회적 가치로서의 정의’란 주제 발표에서 교회가 ‘지역’에 갇혀 있는 시각을 넘어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의 정신을 따라 보편적 시각에서 빈곤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신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지상의 하느님 백성에게 언제나 양방향의 시선으로 인류와 동행하는 삶을 요청하고 있지만, 우리는 ‘폐쇄적’ 울타리 안에서 지역적 시야에 갇힌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사회의 빈곤에만 시선을 고정한다면 머지않아 지구촌 시대의 너무나 많은 이웃의 빈곤을 보고도 지나치는 불의를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달리타스 교회’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끼리의 시노달리타스 영성과 여정에만 몰두해 누구와 시노달리타스를 해야 하는지 잊어버리는 실수를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10-2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10. 30

1요한 2장 10절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