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이 마련한 ‘시니어의 희년 감사미사’에서 어르신들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완숙한 여러분들이 삶의 체험과 신앙적 깊이를 지니고 손자·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역할을 맡고 계신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10월 21일 어르신 850여 명이 자리를 채운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담당 박민우 신부)이 마련한 ‘시니어의 희년 감사미사’ 강론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어르신들에게 “삶으로 신앙을 손자녀들에게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앙은 똑똑한 논리나 이성과 지성으로 깨달아가고 배워가는 것이 아니라 인격과 인격을 통해 전수되고 전달되는 것입니다. 철학적 사색과 고민과 독서를 통해 신앙을 만나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부모님이나 집안 어르신을 통해 열심한 신앙의 모습에 감화되며 그 분위기 속에서 성장합니다. 깊은 신앙을 보여주신 분들의 인격에 동화되어 차츰차츰 신앙이 깊어지는 것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10월 21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비롯한 사제단이 ‘시니어의 희년 감사미사’에서 장엄축복을 하고 있다.
정 대주교는 이어 “자녀들은 사회생활에 바쁘지만, 여러분은 이제 인격적으로도 신앙적으로도 성숙해 손자녀들에게 신앙의 감화를 줄 수 있는 좋은 연결점이 많다”며 “젊었을 때는 삶의 경험이 부족해 자녀에게 화도 내고 잔소리도 했지만, 이제는 삶의 원숙함과 신앙의 깊이로 손주들에게 더 큰 사랑을 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님 저희는 당신께 희망을 겁니다’(이사 26,8)를 주제로 마련된 시니어의 희년 행사에는 서울대교구 42개 본당에서 어르신들 850여 명이 참여했다. 미사 후에는 가톨릭말씀새김예술가회와 함께 성경 구절이 적힌 엽서에 이름을 새기고 책갈피에 스탬프를 찍는 시간을 가졌다.
미사에 참여한 이정숙(수산나, 70, 신수동본당)씨는 “열심히 기도하고 미사 참여하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의 인격을 보고 아이들이 하느님을 알고 믿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제 갈 날이 멀지 않았으니 손주들에게 남을 위해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정기 희년을 맞아 젊은이·선교사·부부·미혼모 등의 희년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희년은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월 24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성년(聖年) 문을 개방하면서 시작됐다. 희년은 가톨릭교회가 25년마다 맞이하는 은총의 해로,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선포되는 성년이다. 희년은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에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을 닫는 것으로 끝나며, 한국 교회는 2025년 12월 28일 희년 여정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