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대학교(총장 최준규 신부)가 한국 천주교 신앙과 교육의 역사 안에서 성장해왔던 과거를 되새기고 비전을 선포하며 앞으로의 미래로의 도약을 꿈꿨다.
가톨릭대는 개교 170주년을 맞아 10월 29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이사장 정순택(서울대교구장) 대주교 주례로 개교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전 가톨릭학원 이사장 염수정 추기경과 전 가톨릭대학 총장 최창무(전 광주대교구장) 대주교, 통합 가톨릭대 초대 총장 강우일(전 제주교구장) 주교도 함께해 미사를 공동집전했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많이 아는 것보다 옳은 것을 올바로 아는 가치, 많이 해내는 것보다 꼭 해야 할 것을 올바로 행하는 가치, 물질 추구보다 내면의 풍성함을 추구하는 가치가 우리 인간에게 필요하고 마땅히 어울리는 교육의 모습”이라며 “가톨릭대는 이러한 복음정신을 진리와 사랑, 봉사라는 교육 이념에 담아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구현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이어 이날 독서(로마 8,26-30)를 인용해 “‘부르신 이들을 의롭게 하셨으며 의롭게 하신 이들을 영광스럽게 해주셨습니다’라는 성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하느님께서 가톨릭대를 부르시며 의롭게 하시고 영광스럽게 해주실 것”이라면서 “이 믿음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새로운 30년, 새로운 200년을 향해 걸어나갈 희망과 은총을 청원하자”고 당부했다.

미사 후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진리 안에서 170년 생명으로 미래를 열다(In Veritate Per Vitam Futurum Aperimus)’를 주제로 기념식이 열렸다. 최준규 신부는 “총장으로서 역사적 자리를 함께하게 돼 무한한 영광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 대학은 미래에도 모든 구성원 개개인의 존엄성과 가능성을 일깨우는 참교육의 길을 계속 걷겠다. 사회정의와 인류의 평화, 공동선을 위한 대학 본분을 다하고 가톨릭만의 고유한 역할을 확고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기념사에서 “가톨릭대는 단순히 하나의 교육기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가 세상 속에 복음의 꽃을 피우기 위해 심은 희망의 씨앗”이라며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정의와 평화의 농부가 되고 교수진이 진리 탐구를 통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한다면 가톨릭대는 이름 그대로 가톨릭적 정신을 살아가는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 초대 총장 강 주교는 “가톨릭대는 제가 몸담았던 30년 전보다 더욱 성숙한 대학이 됐다”며 “진심으로 모든 구성원들께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가톨릭대가 진리와 사랑을 가르치는 대학, 생명과 평화를 실현하는 대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제8·9대 성심여자대학교 총장 박정미 수녀는 “우리 대학교가 걸어온 길은 시대적 요청에 따라 변화를 모색해 온 여정”이라면서 “우리 대학 모든 구성원이 가꿔온 삶의 지혜와 성장의 발자취를 이룩해온 모든 업적에 대해 한마음으로 감사드릴 수 있길 바란다”고 청했다.
이어 가톨릭대 동문 한지아(베로니카, 국민의힘) 의원과 조용익 부천시장이 축사했으며,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이경상 주교,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장관, 오세훈(스테파노) 서울시장이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교육부 최교진 장관은 축전을 보냈다.
이 자리에선 가톨릭대가 앞으로의 도약을 선포하는 ‘CUK 2040 비전’도 발표됐다. 최 신부는 “우리 대학이 앞으로 2040년을 바라보며 추구해야 할 가치”라면서 비전 ‘생명 중심의 가치, 창조를 통해 인류에 기여하는 유일한 대학’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치를 실천하는 결과는 성장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지닌 자연적 본성이며, 우리 대학은 최고가 아니라 유일함과 고유함을 추구하는 대학”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가톨릭대는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국제화 혁신 △융합연구 고도화 △산학생태계 혁신 △학사구조 혁신 △교육과정 혁신 △가톨릭 가치 확산 등을 실현할 예정이다.
김민구 총학생회장은 “기념식에 참여해 역사를 돌아보게 돼 뜻깊은 시간이었고, 총장 신부님께서 보여주신 장기 계획은 다른 학교와 차별점을 가져 학교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라 생각한다”며 “학내 구성원 대표로서 재학생, 동문들과 합심해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