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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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히 요청되는 새로운 복음화

[월간꿈CUM] 위대한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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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_ 김하수 신부 (미카엘, 원주교구 삼척 성내동본당 주임)


교회 존재의 이유와 그리스도의 사명, 나아가 그 사명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올바로 알고 있을까요?
평신도의 한 사람으로서 주변을 돌아보면 무척이나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성당에 다니는 것이 동일시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때문에 미사도 드리고 성당에서의 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곤 합니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얼마나 알고 믿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적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조직하신 신성적 조직체이며, 그리스도의 사명을 고스란히 이어받았습니다. 우리는 그 직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이 구원자로서, 자신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실제의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 진실로 그분의 존재 이유와 그분의 말씀을 따라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저와 이야기를 나누는 분들 중에는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허투루 해왔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했고 하느님을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믿었다”고 고백합니다. 실제로 많은 신자들이 형식에만 치우친 종교 생활에만 익숙해져 있습니다. 교회의 존재와 교회의 존재 이유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올바로 알고 믿고 따르는 것에는 게을리해 왔습니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본래의 모습을 잘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의 존재 이유가 많은 사람들에게 불명확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는 교회 구성원의대부분인 신자들의 의식과 신앙의 깊이가 드러나 보여야 합니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 구성원인 신자들의 존재 이유입니다.

오늘의 교회를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세례를 베풀며, 그들을 가르쳐서 나의 제자로 삼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뽑으신 것처럼 신자도 모든 사람들 가운데 뽑힌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훈련시켜서 파견하셨던 것처럼 신자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살고 그 말씀을 삶으로 증거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포해야합니다. 이것이 복음화의 개념이자 원리입니다.

교회는 선교적입니다. 그러나 선교적이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쇄신되고 말씀을 선포할 수 있는 동력을 갖춰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인 신자들이 먼저 배우고 훈련받아야 합니다.

복음화는 먼저 나 자신의 복음화로부터 시작됩니다. 나 자신이 복음화로 무장돼야 복음의 참 가치를 알고 그것을 선포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만나면 새로운 열정이 생겨나게 됩니다. 복음화는 교회의 존재 이유이자 근본 소명입니다. 교회가 복음화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교회가 아닙니다.

현대 세계를 바라볼 때 과거 그리스도를 믿었던 나라와 민족들은 종교 무관심과 세속주의의 영향을 받아 매우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근대 이후 그리스도교가 전파된 나라들, 즉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는 복음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아직 복음적 삶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1784년 첫 세례자를 배출한 후, 180년 만인 1970년대에 신자수가 100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매 10년마다 100만 명씩 증가하는 복음화율을 보여 왔지만 인구 비율로 볼 때 2000년대부터 그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더욱이 현재 약 500만 명의 천주교 신자 중 상당수가 냉담 중이거나 주일미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그리스도교가 갖고 있는 핵심인 복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무엇이 복음적 삶인지를 모르면서 신앙생활에 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내적 쇄신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고 그분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기도가 무엇이고 왜 기도하며 생활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또 교회가 무엇이고, 그 교회 공동체 안에 속해 있는 신자인 나는 누구이며, 어떤 권리와 의무가 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적어도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이 무엇인지, 복음화가 교회의 근본 소명이고 신자의 근본 소명이라는 점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3년 19차 라틴아메리카 주교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복음화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선포하셨고 새로운 복음화에는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한국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의 방향과 내용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현대의 복음선교」 33항에서 제시하셨던 현대 세계 복음화의 세 가지 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비그리스도인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사업과 기존의 신자들을 복음으로 무장시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재복음화’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시급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종교적, 문화적, 사회적 다원주의 속에서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다원주의의 여러 장점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도 복음의 가치를 그 안에 접목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복음적 가치를 진정한 삶의 가치로 살아갈 수 있도록 현대인들에게 분명하면서도 확신에 찬 새로운 복음화가 요청되는 때입니다. 과연 지금의 우리 교회가 이와 같은 새로운 방법과 표현을 추구하고 있는지, 새로운 열정이 생겨나고 있는지 우리 모두가 묵상해 봐야 할 것입니다.  


 글 _ 정치우 (안드레아, 복음화발전소 이사장)
복음화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1990년 5월 새로운 복음화 사업을 시작, 복음화학교를 설립하여 재복음화 및 선교를 위한 예수님의 제자훈련 교육체계를 확립시켜 많은 제자를 양성했으며 평화방송 TV를 통해 복음화학교 강의를 했다. 전국의 본당 및 단체의 초대로 수백회의 특강과 견진교리, 피정 등을 했으며 가톨릭신문과 가톨릭평화신문에 많은 글을 연재하는 등 저술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복음화학교를 은퇴한 이후 ‘복음화발전소’를 설립, 삶을 통한 새로운 복음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서로는 「길이 있어 걸어갑니다」 「위대한 기적」 「위기의 대안으로서의 평신도영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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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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