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은 신자들에게 죽음을 “과거의 회상이기보다는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묵상하자”고 권고했다. 교황은 11월 2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을 맞아 로마에서 가장 큰 베라노 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죽음에 관한 그리스도인의 관점은 절망이나 향수의 정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활에 뿌리내린 확고한 기대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 위에 세워진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의 기억을 단순한 과거의 회상으로만 남게 하지 않고,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살아가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신자들이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는 이들에 대한 슬픔” 속에 머물지 말고, 대신 “우리 여정의 목표,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안전한 항구,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끝없는 잔치”를 바라보자고 격려했다.
이어 교황은 “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오늘 우리의 기억과 기도를 살아 있게 한다”며 “이것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환상이 아니고, 단순한 인간적 낙관주의도 아니며, 오히려 죽음을 이기시고 우리에게 생명의 충만으로 가는 길을 열어 주신 예수님의 부활 위에 세워진 희망”이라고 역설했다.
교황은 또한 이 여정의 핵심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신 것도 사랑 때문이며, 당신 아들의 사랑을 통해 우리를 죽음에서 구원하셨고, 바로 그 같은 사랑의 기쁨 안에서 우리와 우리 사랑하는 이들이 그분과 함께 영원히 살기를 바라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신자들이 일상에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미리 맛보도록 권고했다. 교황은 “우리가 사랑 안에 머물며, 특히 가장 약하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풀 때, 우리는 목표를 향해 걸어갈 수 있고, 이미 지금 여기서도 앞서 우리를 떠난 이들과 깰 수 없는 유대로 그것을 미리 맛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교황은 강론을 마무리하며 사랑하는 이를 잃고 슬퍼하는 이들이 확실한 위로와 약속의 원천인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눈을 돌리도록 초대했다. 교황은 “우리 곁에 더 이상 없는 이들에 대한 슬픔이 우리의 마음에 새겨져 있더라도, 우리를 실망하게 하지 않는 희망에 우리 자신을 맡기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주님께서 우리를 기다리시며, 우리의 지상 여정 끝에 마침내 그분을 만나게 될 때, 우리는 그분과, 우리보다 먼저 떠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할 것”이라면서 “이 약속이 우리를 지탱하고,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며, 절대 사라지지 않는 미래의 희망을 향해 우리의 시선을 들어 올려 주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