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가톨릭 신자이자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지미 라이(77)씨 석방을 요청했다.
한국에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주로 알려져 있는 라이씨는 발행했던 홍콩 신문 빈과일보(애플 데일리)를 통해 ‘법치주의’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주장해왔다. 2020년 송환법 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체포됐다. 재판이 장기화하면서 수년간 독방에 갇혀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미국 가톨릭방송 EWTN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지미 라이씨에 관해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씨의 건강을 우려하며 석방을 촉구했다. 통화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체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으로 떠나기 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인도·호주·리투아니아·캐나다·영국·아일랜드·나이지리아 교회 등 성직자 10명은 이미 2023년 공동으로 라이씨의 고령과 건강 문제를 우려하며, 석방을 요청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라이씨는 언론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오랫동안 박해를 받았다”며 “법치를 옹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주장하는 영토에서 이같은 억압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교회 안팎으로 라이씨 석방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라이씨는 선한 가치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인정받아 브래들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아들 세바스찬 라이씨는 5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감옥에 갇힌 부친을 대신해 상을 받았다. 레오 14세 교황 또한 비슷한 시기인 5월 부활 삼종기도 중 “라이씨의 석방을 촉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