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세계 교육의 희년 미사를 주례하는 가운데, 성 존 헨리 뉴먼 추기경의 성화가 성 베드로 대성전에 걸려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가톨릭교회와 성공회 신자들이 공경하는 성 존 헨리 뉴먼 추기경을 가톨릭 교리상 큰 공헌을 한 성인에게 부여되는 칭호인 ‘교회학자(Doctor of Church)’로 공식 선포했다.
교황은 모든 성인 대축일인 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례한 세계 교육의 희년 기념미사에서 뉴먼 추기경을 교회학자로 선포하고, 뉴먼 추기경과 성 토마스 아퀴나스를 교육 선교의 수호성인으로 지정했다. 지난 7월 31일 교회학자로 이름을 올린 지 3개월여 만에 공식 선포됐다. 뉴먼 추기경이 교회학자로 선포되면서 가톨릭교회 교회학자는 38명으로 늘어났다.
교황은 뉴먼 추기경을 “무한한 열망을 가진 새로운 세대에게 열망을 준 인물”이라며 “고통을 뚫고 별에 도달하는 여정을 떠나려는 의지를 가진 세대들이 그의 연구와 지식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포는 종교 간 일치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뉴먼 추기경은 1801년 영국 런던 출생으로 성공회 세례를 받고 성공회 사제가 됐다. 이후 1845년 가톨릭교회로 귀의했다. 1879년 추기경으로 임명된 뉴먼 추기경은 개종 후에도 신학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지속했고, 가톨릭과 성공회 교리 확립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가톨릭교회는 뉴먼 추기경을 2010년 시복하고, 2019년 시성했다. 성공회도 뉴먼 추기경을 성인으로 공경하고 있다.
교황은 최근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국빈 방문 중 공동 에큐메니컬(교회 일치) 기도를 봉헌했다. 양 교파 수장이 공동으로 기도를 봉헌한 것은 1534년 헨리 8세 영국 국왕의 수장령 이후 500년 만이다. 그리고 공동 기도 일주일여 만에 뉴먼 추기경 교회학자 선포식이 거행됐다.
레오 14세 교황이 성공회 요크대교구 스티븐 코트렐 대주교와 인사하고 있다. OSV
당시 왕세자로 지난 2019년 뉴먼 추기경 시성식에 참석했던 찰스 3세 국왕은 이번 미사엔 참여하지 않았고, 대신 데이비드 래미 영국 부총리와 성공회 요크대교구 스티븐 코트렐 대주교 등 영국 성공회 대표단이 참여했다.
래미 부총리는 “교황이 주례하는 성 베드로 광장 미사에 함께한 것은 교회 간 영적 일치와 역사적 순간이었다”며 “뉴먼 추기경은 자랑스러운 영국 그리스도인이며, 양 교파 간 공통의 성인으로 모시게 된 이야기는 제 신앙에 깊은 의미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뉴먼 추기경의 도덕적 성찰과 주장은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