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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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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시선이 중요한 것 같아요.”


평신도 주일 특집 인터뷰를 위해 만난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 김수지(가브리엘라) 이사는 “‘당연히 안 되겠지, 내 역할은 여기까지야’라는 생각을 깨야 변화를 이끌 수 있다”며 한국교회의 모든 구성원 특히 평신도들이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의 말에 문득 모두가 당연하게 여긴 것을 당연하지 않게 여겼던 용기 있는 평신도들이 떠올랐다.


평신도 주일은 하느님의 종 이승훈(베드로)이 동지사로 떠난 시기에 맞춰 제정된 날이다. 선교사 없이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인 신앙 선조들이 ‘천주를 공경하는 참다운 방식’을 알고자 파견한 이승훈이 중국으로 출발한 때가 이즈음이었다.


당시 교회를 이끄는 이는 모두 평신도였다. 모든 의사 결정이 평신도들의 논의로 이뤄졌고, 선교사 파견 이후로도 평신도들은 회장직 등을 통해 사제를 보필하며 다른 평신도들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했다.


신앙 선조들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봤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 사제가 공동체를 신앙으로 이끄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평신도들이 공동체를 신앙으로 이끌었다. 남녀 차별이 ‘당연한’ 조선사회에서 복자 강완숙(골룸바) 같은 여회장이 활약했다. 세계 교회에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선교사 없이 평신도가 세운 교회는 ‘당연한’ 것에서 벗어난 신앙 선조들에게서 비롯했다.


‘평신도가 세운 교회’를, 그를 이룬 신앙 선조를 두고두고 자랑으로 삼고 있는 우리는 과연 그들의 모범을 따르고 있을까. 평신도 주일을 맞은 오늘, 혹시 ‘평신도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당연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돌아보면 어떨까.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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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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