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톨릭대학교 복음화연구소 제23회 학술연구발표회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가톨릭대학교 복음화연구소 제공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일회성 국제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청년 사목의 본질적 목표인 개별 성소를 발견하는 여정이 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인천가톨릭대학교 복음화연구소(소장 명형진 신부)가 10월 18일 신학대학 대강당에서 ‘청년, 복음화의 주체-WYD 2027 Seoul과 함께, 그리고 너머’를 주제로 연 제23회 학술연구 발표회에서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이진옥(페트라,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선임연구원) 박사는 “전 세계 청년에게 교회의 보편성과 일치를 통한 친교의 체험은 그들이 신앙 안에서 삶의 의미와 방향을 발견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개별 성소를 발견하는 여정으로 초대한다”며 “청년들이 저마다 자기 길에서 세상 복음화를 향한 역할을 깨닫고 실천으로 옮기도록 이끌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성소를 발견하는 여정은 성사 중심의 삶, 타인을 향한 봉사의 삶, 성덕을 지향하는 삶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할 때 가능하다”면서 최근 시성된 ‘최초의 밀레니얼 성인’ 성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의 삶을 예로 들었다.
카를로 성인은 어린 시절부터 성사의 삶의 중요성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와의 우정과 하느님 아버지의 인격적 사랑을 발견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주님을 자주 만나기 위해 전례와 성사·기도 생활에 누구보다 열정적이었으며, 특히 성체성사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다. 12살 이후로 매일 미사에 참여해 성체를 모셨다.
성인은 또 타인을 향해 언제나 온화하고 관대한 태도를 보이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존중하고 배려했다. 부유한 가정 출신임에도 가난하고 소외된 여러 이웃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학교에서 놀림당하는 장애인 친구를 변호했으며,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순례 중 매일 저녁 산책 때마다 노숙인에게 음식을 가져다줬다. 또 친척들 사이에서 모금 운동을 펼쳐 작은형제회에 빈민 사목 기금으로 기부했다.
이 박사는 “카를로 성인의 삶은 오늘날 청년들에게 혼란하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그 길이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지를 증명한다”면서 “2027 서울 WYD는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전 세계와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희망을 찾아 나가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희망했다.
이정(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신부는 ‘은총에 따른 이성과 신앙의 관계’를 교회학자인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이 신부는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정의에 따르면, 신앙은 우리 안에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도록 만드는 정신의 습성이자 명료하지 않은 것에 지성이 동의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앙은 지성으로 하여금 그 본성적 능력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진리로, 신의 본질까지 향하도록 이끈다”고 역설했다.
이 신부는 “신앙은 우리 안에서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게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 영원한 생명은 온전히 실현되지 않은 채 미완으로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신앙은 언젠가 마주하게 될 참된 행복을 향해 지치지 않고 나아가도록 비춰주는 빛”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