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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16,15)라는 말씀에 따라, 세례를 통해 부여받은 선교 사명을 새롭게 하고 선교사와 선교 지역의 교회를 돕고자 1926년부터 10월 마지막 주일의 앞 주일을 ‘전교 주일’로 지내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 교회는 1970년부터 복음 전파의 사명을 더욱 일깨우기 위해 10월을 ‘전교의 달’로 지내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발전에는 두 가지 독창성이 있었다.

첫째는, 선교사의 도움 없이 우리 스스로 교리를 깨달아 천주교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둘째는, 100여 년 동안의 박해 속에서 43년(1784~1794, 1801년~1834) 동안이나 성직자 없었는데도 평신도들의 노력으로 교회를 지켜왔다는 것이다.
박해 시대 강원도 시골 교우촌에서 비밀리에 사용되었던 은어(隱語)가 있었다. 그것은 ‘박 서방’이었다. 이 말은 보통 밀주(密酒)를 의미했는데, 신자들은 사람을 만날 때 “박 서방 있소?”라는 질문을 해, “있소”라고 대답하면 서로 신자임을 알아보았던 것이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 대화하면서, 교회 소식을 전하며 전교했다.

그런 시절의 어느 날이었다. 어떤 외국 신부가 미사 중에 강론했는데, 앞 좌석의 한 할머니가 눈물을 자꾸 닦고 있었다. 신부는 자신의 강론에 감동되어 그런 줄 알고 흐뭇해하면서, 미사 후에 그 할머니에게 다가가 왜 눈물을 흘렸느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오늘따라 앞에 앉아서 신부님의 얼굴을 바라보니, 엊그제 죽은 우리 집 염소 새끼가 생각이 나 슬퍼서 눈물이 났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신부는 가엾은 생각이 들어 할머니에게 염소 한 마리를 사 주며 위로했다고 한다.

2천여 년 전에 살기(殺氣)를 내뿜으며 교회를 박해하려고 다마스쿠스로 가다가, 예수님을 만나 회개하여 사도가 된 바오로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all things to all man)이 되었다”(1코린 9,22)라고 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어떻게 했는가?
1코린 9,19-23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바오로 사도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었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다. 유대인들을 얻으려고 유대인처럼 되었고, 율법 안에 있으면서도 율법 밖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그들과 같은 사람처럼 되었다. 약한 이들을 얻으려고 약한 자가 되기도 했다.

신앙인은 교회의 근본 사명인 복음 선포를 위해 힘써야 한다. 이러한 복음 선포, 즉 선교(宣敎)는 사도 바오로와 박해 시대의 신자들과 외국 신부처럼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는 자세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음 선포자는 먼저 맡은 직분에 충실하고, 언행일치(言行一致)의 삶을 살아야 한다. 남을 무시하거나, 이기심과 편견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누구든지 친절하게 대하며, 존중해주어야 한다. 복음대로 살아가면서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가져야 한다. 이웃의 유익을 위해 자신을 양보하기도 해야 한다.

10월 ‘전교의 달’은 동시에 ‘묵주기도 성월(聖月)’이다.

1571년 10월 7일 신성동맹(神聖同盟) 연합군이 이슬람 제국을 상대로 벌인 레판토 해전(Battle of Lepanto)에서 묵주기도를 하면서 싸워 큰 승리를 거두었다. 그래서 당시 교황 비오 5세는 이날을 ‘묵주기도의 날’로 기념하게 했고, 1883년 교황 레오 13세는 10월을 ‘묵주기도 성월’로 제정했다.

우리 모두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는 삶을 살면서, 묵주기도를 바치며 복음을 전하도록 하자. 



글 _ 최봉원 신부 (야고보, 마산교구 원로사목)
1977년 사제품을 받았다. 1980년 군종장교로 임관, 군종단 홍보국장, 군종교구 사무처장 겸 사목국장, 관리국장, 군종참모 등을 지냈으며 2001년 군종감으로 취임, 2003년 퇴임했다. 이후 미국 LA 성삼본당, 함안본당, 신안동본당, 수산본당, 덕산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으며, 마산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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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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