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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할 때 찾아오는 분심을 퇴치하는 법

[월간꿈CUM] 인생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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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하다 보면 분심이 들 때가 참 많습니다.
평소에는 생각도 안 나던 것들이 기도만 하면 불쑥불쑥 생각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일입니다. 나름, 기도에 집중해 보려고 애써 노력해 보지만 기도만 하면 무슨 병처럼 온갖 분심에 휩싸일 때가 많습니다.

문득 학창시절의 친구가 생각나기도 하고, 혹은 10년 전, 20년 전 억울한 사건이나 일도 생각나고, 그러다 보면 미운 놈, 고운 놈 다 생각나고, 억울했던 주식투자 실패 원인도 눈물 나게 생각나고, 어제 우연히 길가에서 마주쳤던 멋있었던 사람도 생각나고…. 온갖 것들이 기도를 방해합니다.

고개를 흔들어 봐도 분심, 잡념은 없어지지 않고, 심지어는 분심, 잡념을 떨쳐보려고 머리를 심하게 흔들어서 머리만 띵해지고…. 과연 이런 병을 어떻게 고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온전히 집중해서 기도를 잘 할 수 있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말씀드리는 대로 해보시면 분명 고칠 수 있습니다.그 처방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머리에 들어 있는 정보부터 없애야 합니다.
머리에 남아 있는 정보를 삭제해야 합니다. 무의식의 상자에 남아 있는 쓰레기들을 버려야 합니다. 쓰레기통에 있는 쓰레기를 버려내듯, 머릿속에 남아 있는 쓸데없는 쓰레기들을 버려야만 합니다.

둘째, 분심에 머물지 마십시오.
분심에 머무르지 말고 분심의 바다에서 헤엄쳐 빠져 나오십시오.
분심 자체는 죄가 아닙니다. 다만 분심은 우리 의식구조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따라서 분심의 바다에서 헤엄쳐 나오기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점차적으로 의식의 세계로 끌어 올리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심과 맞서 자신 있게, 당당하게 싸워 이겨야 합니다. “그래, 분심아 와 봐라! 빨리 와 봐라! 너쯤은 한 주먹거리도 안 돼!” 하면서 용감히 싸워 이겨야 합니다.

셋째, 욕심내지 마십시오.
기도 시간에 완전히, 100 집중하려는 교만을 버리십시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10시간씩 기도하는 어느 성인께 누가 물었습니다.

“성인께서는 어떻게 분심도 없이 그렇게 10시간 동안 집중해서 기도하실 수 있습니까?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그러자 성인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매일 10시간을 기도하지만 실제로 기도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은 10분도 안 됩니다. 그저 그 10분을 위해 9시간 50분을 투자할 뿐입니다.”

이 이야기의 의미는, 기도 시간 전체를 집중의 시간으로 만들려는 욕심을 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1시간을 기도한다고 하면 집중할 수 있는 5분을 위해 55분을 투자한다고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이제 좀 마음이 편해지셨습니까?

성녀 마더 데레사 수녀님(Mother Teresa, 1910~1997)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의 연필, 그것이 바로 나이다. 하느님은 작은 몽당연필로 좋아하는 것을 그리신다. 하느님은 우리가 아무리 불완전한 도구일지라도, 그것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신다.”
“참다운 기도란, 내 뜻을 하느님께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바라고 계시는지를 묻는 순간이다.” 

글 _ 이창영 신부 (바오로, 대구대교구 대외협력본부장)
1991년 사제 수품. 이탈리아 로마 라테란대학교 대학원에서 윤리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교회의 사무국장과 매일신문사 사장, 가톨릭신문사 사장, 대구대교구 경산본당, 만촌1동본당 주임, 대구가톨릭요양원 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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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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