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의 기록을 바탕으로 과거 ‘신앙의 불모지’였던 광주와 전남, 강원 지역에서 성골롬반외방선교회가 펼친 헌신적인 선교 활동과 이를 통해 얻은 사회적 성과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춘천교구 강원교회사연구소(소장 신정호 신부)는 9월 28일 교구 효자동성당에서 ‘문서를 통해 본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한국 선교’를 주제로 제15회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들은 골롬반회가 1930~1950년대 광주·전남·강원 지역에서 펼친 선교·사목활동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주영일(광주가톨릭대학교) 신부는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의 광주·전남지역에서 활동 : 1930~1950년대 골롬반 문서를 중심으로’를 주제 발표에서 “(문헌을 통해 봤을 때) 1933년 골롬반회의 진출 이전까지 현재의 광주대교구 관할 지역은 선교의 불모지로 여겨졌지만, 골롬반회의 진출로 지역 교회가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사목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열악한 교통과 생활 여건, 빈약한 교세에도 선교사들을 비롯한 신자 공동체의 헌신은 교구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주 신부는 이어 “이후 광주·전남 지역 교회는 1940년대 일제 통제 강화로 선교사 추방과 감금이라는 시련을 겪고 1950년대 한국전쟁의 국가적 비극 속에 심대한 피해와 희생을 겪었지만 다양한 구호활동을 전개하며 전쟁 피해자와 난민을 돌보고 종교·신분을 초월한 공정한 분배를 통해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며 교세의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며 “선교회가 전쟁과 빈곤, 도서·농촌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본당과 공소 확장, 레지오 마리애를 비롯한 신심 단체 활동, 사회 사목, 성직자 양성 등 다각적으로 펼친 노력은 단순한 교세 회복을 넘어 지역 사회 재건과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김인선(가타리나, 강원대 대학원 사학과 박사과정 수료)씨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강원도 진출과 활동 : 골롬반 문서를 중심으로’란 발표에서 “골롬반 선교사들의 활동은 강원 지역에 복음을 전하는 것을 넘어 지역 내 사회적 기반을 확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전후해 선교사들은 구호물자 배급과 의료시설 운영 등을 통해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 공동체 회복에 직접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롬반 선교사들이 구축한 병원과 학교 등은 단순한 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의 신앙·교육·의료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모델이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신자 수 증가와 사회적 공동체 의식 강화가 이뤄지는 등 교회가 지역 사회 발전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밑받침이 됐다”고 전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