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 주일 학교 교리 교사 양성 지침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조별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가 마련한 ‘한국 천주교회 주일학교 교리 교사 양성 지침’(이하 양성 지침)이 실제로 효과를 거두려면 양성 교육이 교구·지구·본당 차원에서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지침이 실질적인 효력을 가지려면 교회 내 권한을 가진 이들의 관심과 실천 의지, 지원이 절실하며, 인적 자원 부족과 교육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본당 순회교육이나 범교구적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위원장 정신철 주교)와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소장 윤만근 신부)는 8일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회 관구관 7층 대성당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한국 천주교회 주일 학교 교리 교사 양성 지침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28년 차 교리 교사 박모란(클라라, 인천교구 박촌동본당)씨는 “여전히 본당 공동체 안에서 교리 교사는 주일 학교 교리와 미사 때에만 드러나는 보조적 존재로 머무는 경우가 많고, 교리 교사 수 부족으로 인해 많은 본당에서 충분한 소명의식 없이 발탁되고 있다”며 현실적 제약을 언급했다. 이어 “지침이 실제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교구와 본당 차원의 적극적인 실행 의지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리 교사 양성은 단순한 기능적 훈련이 아니라, 교리 교사들이 인간적·신앙적으로 성장하도록 총체적으로 돕는 과정”이라며 “양성 지침이 제시하는 5단계 과정을 통해 교리 교사는 점진적으로 직무 수행 능력과 신앙적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구 담당자 입장에서 바라본 양성 지침 필요성과 활용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한 김준휘(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주일 학교 담당) 신부는 “한국 교회 차원의 양성 지침이 마련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각 교구의 프로그램이 공통된 주제와 구조 아래 호환 가능한 체계로 발전할 여지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교리 교사 수의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양성 교육의 중단 및 축소’ 등의 현실 속에서 방대한 분량의 ‘양성 지침’의 단계별 교육 과정을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 자리에서는 양성 지침 마련을 위해 2023년 전국 15개 교구 청소년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면담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연구는 △교리 교사 양성의 현실 △양성자의 역할 △양성 방향 등 세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주일 학교 교리 교사 양성 실태를 분석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오늘날 교리 교사가 직면한 도전 과제로 △전문성 부족 △체계 없는 양성 교육 △본당 공동체의 관심 부족 △불분명한 선발 기준 등을 꼽았다.
‘한국 천주교회 주일 학교 교리 교사 양성 실태와 발전 방향에 대한 현상학적 탐구’를 주제로 발표한 이진옥(페트라,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선임 연구원) 박사는 “대체로 연구 참여자들은 그동안 한국 천주교회가 교리 교사의 질적인 향상보다 교리 교사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해 왔다고 평가했다”며 “교리 교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지녀야 할 사명과 역할이 양성 교육을 통해 분명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성 지침은 2020년 6월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가 반포한 「교리 교육 지침」과 2021년 5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신도 교리 교사를 교회의 직무로 제정한 자의교서 「오래된 직무」를 토대로, 한국 주일 학교 교리 교사 양성 교육의 기준과 방향을 제시했다. 심포지엄에는 전국 교구의 청소년사목 담당 사목자와 수도자, 교리 교사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