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의 희년 미사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명의 축복장을 받은 조순희씨와 가족들이 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대교구가 제58회 평신도 주일을 맞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산 평신도들의 삶을 기렸다. 교구는 9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총대리 구요비 주교 주례로 ‘평신도의 희년’ 미사를 거행하고, 신앙인의 모범이 된 평신도와 가정에 축복장을 수여했다. 김복중(요셉, 서울 흑석동본당)·조순희(데레사)씨 부부다.
이들 부부는 1990년대 초반부터 호스피스와 무료 급식·교정 봉사 등에 헌신하며 이웃 사랑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아울러 입양·위탁을 통해 ‘마음으로 낳은’ 다섯 아이를 친자식과 똑같이 사랑과 정성을 다해 길렀다. 이런 공로로 2009년 제26회 가톨릭대상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등 여러 상을 받기도 했다.
구 주교는 미사 중 조순희씨에게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축복장을 전달하며 “참 신앙인으로 일평생을 살아오면서 교회의 큰 귀감이 돼주신 두 분에게 교회를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하느님 은총이 가정 안에 함께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구 주교는 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세상 속으로 파견된 평신도 그리스도인의 사명에 대해 ‘그리스도를 따르는 한 사람 한 사람은 신앙과 성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동화되며, 살아있는 지체로서 교회와 한 몸을 이루고 구원 사명에서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고 말씀했다”면서 “요셉 형제님과 데레사 자매님도 매 순간 기도하고 성실하게 응답했던 것에 하느님 은총이 더해지면서 세상에 커다란 울림이 되는 일을 오늘까지 이어온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하느님을 믿고 그분께서 우리를 통해 당신의 구원사업을 이어가실 수 있도록 작은 주춧돌을 놓는, 마중물이 되자”고 당부했다.
이날 둘째 아들 가족과 입양한 큰딸과 함께 미사에 참여한 조씨는 “예수님을 원체 사랑해서 그동안 즐겁게 봉사했다”며 “주님께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딸 로사씨도 “오래 봉사하신 만큼 의미 깊은 상을 받으셨다”고 기뻐했다.
교구는 이날부터 일주일을 ‘평신도의 희년’ 주간으로 지냈다. 주간 마지막 날인 15일은 명동대성당에서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기억하다, 빛과 소금이 된 이들 여섯 번째 - 전 평협회장 이관진(베드로) 기림 미사’를 봉헌했다.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제9·10대 회장을 지낸 이관진(1927~2015) 회장은 가난하던 어린 시절 이웃들의 도움으로 학업을 마친 데 보답하고자 평생 선행을 실천했다. 또 사재 50억 원을 출연해 환주복지재단을 설립하는 등 이웃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며 세상에 큰 울림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