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의회 이전에는 사제가 십자가를 바라보며 라틴어로 미사를 집전했는데, 이 공의회 이후 지금의 미사로 바뀌었어요. 이 공의회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말을 뜻하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무엇일까요?”
고된 학업으로 지친 어린이들이 신앙 안에서 하나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8일 서울 대치2동성당에서 열린 서울대교구 11지구(지구장 홍성학 신부) ‘교리 골든벨’에서다.
토요일 낮, 평소 같으면 학원에 있을 법한 아이들이 성당에 모여 ‘신앙 학구열’에 불타 올랐다. 어린이들은 어른 신자들도 어려워할 법한 질문들에 척척 답을 써내며, 신부님의 질문에 귀를 쫑긋 세웠다. 어린이들은 성경과 전례·교리를 주제로 낸 문제들의 답을 맞히고 환호하거나, 오답을 적어내곤 못내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날 11지구에서 모인 어린이들은 219명. 학구열로 유명한 강남지구지만, 이날만큼은 하느님과 교회를 알고자 하는 열정으로 똘똘 뭉쳤다. 개포동·세곡동·삼성동본당 등은 각 본당별로 조끼를 구비해 팀워크를 다졌으며, 압구정동본당은 동물 모양 보드판을 준비해 개성을 뽐내기도 했다.
이날 최종 문제 50번까지 5명의 어린이들이 남았다. 40번까지 올라온 아이들만 해도 12명에 달할 만큼 이날 11지구 어린이들의 교리 지식은 신학생 못지 않았다. 골든벨을 울릴 주인공은 마지막까지 가서야 가려졌다. 최종 문제에서 간발의 차로 답을 써낸 어린이는 양하린(레아, 수서동본당, 초6)양이었다.
하린양은 5초 안에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모두 적어내며 당당히 골든벨을 울렸다. 수서동본당 교리교사들은 하린양의 골든벨 소식에 환호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12명의 어린이들에게는 홍성학 신부 명의의 우수상이 수여됐고, 골든벨을 울린 하린양에게는 아이패드 13 에어가 수여됐다. 하린양은 “처음에 떨리고 긴장하기도 했지만 매일매일 틈틈이 교리를 공부한 끝에 골든벨을 울릴 수 있었다”면서 “교리 공부를 하면서 신앙심도 자연스레 깊어졌다”고 전했다.
이어진 미사 강론에서 김학수(대치2동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담당) 신부는 “교리 골든벨을 통해 11지구가 하나된 시간은 하느님께서 바라보시기에 참으로 귀한 모습이라 생각한다”며 “머리로만 교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믿고 신앙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신부는 이번 대회가 아이들의 신앙심을 고취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침체돼 있던 초등부 주일학교 활성화를 도모하고 학생들 스스로가 하느님의 말씀과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공부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