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반유다인’ 행동 혐의를 받는 스위스 근위병을 대상으로 내사에 착수했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태오 브루니 대변인은 최근 “교황청 스위스 근위대는 바티칸 내 한 병사의 반유다주의 혐의 신고를 접수했다”며 “교황청은 규정을 준수하며 공정성의 원칙에 입각해 조사를 진행 중이며, 아직 내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이스라엘 작가 미할 고블린씨 등 유다인 여성 2명이다. 이들은 지난 10월 29일 「비그리스도교 선언」(Nostra Aetate, 우리 시대에) 반포 60주년을 맞아 레오 14세 교황이 광장에서 대중 일반 알현을 받던 자리에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매체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고블린 작가는 스위스 근위병이 “유다인들”이라고 야유한 뒤 경멸의 표시로 침을 뱉는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행위는 가톨릭교회가 타 종교를 배척 대상이 아닌 종교 간 대화의 길을 열어놓았다고 평가받는 「비그리스도교 선언」 60주년 행사 중 발생해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헌에는 ‘반유다주의 규탄’을 담은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교황청의 예비 조사에 따르면, 이 사건은 피해자들의 사진 촬영으로 시작됐다. 스위스 근위대는 임무 중 여행객이나 순례자의 사진 촬영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엘리야 치노티 스위스 근위대 대변인은 “이 사건은 임무 중 사진 촬영으로 촉발됐다”며 “스위스 근위대는 반유다주의 표현이나 행위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