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스파이크 리 감독으로부터 미국 NBA 뉴욕 닉스 유니폼을 선물받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은 휴머니즘 색채가 담긴 영화를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10일 교황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멋진 인생’(프랭크 카프라, 1946) ‘사운드 오브 뮤직’(로버트 와이즈, 1965) ‘보통 사람들’(로버트 레드포드, 1980) ‘인생은 아름다워’(로베르토 베니니, 1997) 등을 소개했다. 비극 속에도 하나같이 ‘사랑’ ‘희망’ 등 인류애적 가치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운 영화들이다. 이는 교황의 영화 예술인들과의 만남 직전에 공개됐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중 한 장면. OSV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중 한 장면. OSV
교황은 15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가진 영화·예술인들과의 만남에서 “극장은 우리 공동체의 심장과 같다”며 “극장의 문화적·사회적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영화 산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전 세계 영화 관객 수는 스트리밍의 영향으로 2023년 대비 8.8(5억 명)가 줄었다.
교황은 “영화는 단지 시각적 감동을 넘어 삶을 성찰하도록 돕고, 삶의 위대함과 연약함을 이야기하며 영원한 것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다”며 영화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영화는 모든 사람을 위해 만들어지고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대중 예술”이라면서 “영화는 단지 사진을 겹쳐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희망을 움직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 “영화 세트장은 희망의 작업장”이라며 “좋은 영화는 고통을 악용하지 않고, 고통을 인식하고 탐구한다. 오늘날 세상의 문제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이날 만남에는 영화 배우 모니카 벨루치·케이트 블란쳇·레슬리 만을 비롯해 영화 감독 스파이크 리·거스 반 샌트·조지 밀러·멜 깁슨·주세페 토르나토레 등이 자리했다. 리 감독은 교황의 미국 국적과 교황이 수학한 빌라노바 대학의 의미를 담아 NBA 뉴욕 닉스 유니폼을 선물했고,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블란쳇은 ‘실향민과의 연대’를 상징하는 파란 팔찌를 전했다.
레슬리 만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관객들이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대신 ‘함께’ 영화를 경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