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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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신비

[월간 꿈 CUM] 평신도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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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월간 꿈CUM


올해 여름 더위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줄만 알았습니다. 통상적인 우리나라 더위와는 다른, 뭔가 뜨거운 열기가 대단했으니까요.

그 원인이 환경오염이라고 하니, 저도 편한 것만을 쫓아 사는 범인 중 한 사람인지라 차마 불평도 못하고, 하느님이 이제는 보다보다 못해서 단단히 골탕을 먹이신 줄로만 알았지요.

천고마비의 가을 하늘도, 정겹게 흩날리는 하얀 눈송이도 이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지레 체념까지 했었는데, 어느 새벽 시원한 바람이 ‘안녕!’ 하며 인사를 하더라구요.

‘어머나.’
더위를 체념하고 있던 터라 살갗에 닿는 바람에 오히려 당황까지 했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이 문득 묵상되었습니다.
삶을 되돌아보면, 내 뜻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숙명과 온전히 잘못된 나의 의지의 결과로 고통에 휩싸였었습니다. 눈물과 한숨으로 바둥거리던 시절에는 그 고통이 쉽게 끝나지 않을 줄만 알고 절망했었는데….

고통의 무게보다 더 큰 기쁨의 상을 어느새 차려 주셨던 하느님.

더위 안에 다가올 추위가 있고, 추위 안에 지나간 더위가 있고, 슬픔 안에 기쁨이 있고, 기쁨 안에 슬픔의 신비가 묻어 있고, 태어나는 아기의 생명 안에 전제된 인간의 죽음이 있고, 육신의 죽음 안에 영원한 영혼의 생명이 있고, 곧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안에 부활이 있고, 부활의 영광 안에는 또한 수난과 죽음이 있음을….

이를 관상기도에서 배우고 묵상하고 깨달으니, 기쁨도 슬픔도 하나이며, 죽음도 부활도 하나이니, 기쁘다고 헤헤거릴 것 없고 슬프다고 괴로워할 것도 없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그리스도가 매달리신 십자가의 신비 속에 감추어진 가르침일까? 

글 _ 곽외심 (글라라, 수원교구 분당성요한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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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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