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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일 앞둔 고공농성…호텔 셰프는 왜 철탑에 올랐나

범부처 실무 협의체 가동, 매주 월요일 거리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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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종호텔에서 해고된 요리사가 300일 가까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4년 전 해고된 노동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는 거리미사를 봉헌하며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 10미터 높이 철탑 위에 깃발과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철탑 끝에 위태롭게 서 있는 한 사람.

바로 세종호텔에서 20년간 요리사로 일한 고진수 씨입니다.

고 씨를 비롯한 세종호텔 노동자 12명이 해고를 당한 건 2021년 12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가 이유였지만, 호텔측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도 않았고, 호텔을 소유한 재단의 자산도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노조 조합원만 골라낸 해고라는 게 해고노동자들의 입장입니다.

세종호텔은 2023년 흑자로 전환됐지만 복직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해고노동자들이 제기한 부당해고 소송은 대법원까지 갔지만 패소했습니다.

그럼에도 해고노동자들은 복직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란희 /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처음엔 억울한 마음이었지만, 나중에 가서는 이게 점점 더 커져서 사회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는 그런 생각들이 들어서 멈출 수가 없는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고 씨는 올해 2월 13일 호텔 앞 철탑에 올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고공농성이 300일 가까이 되어갑니다. 

<고진수 / 전국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 
“이런 방식으로 일터에서 터무니없이 쫓겨나는 것들이 반복되어지고 이게 당연시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너무 들어 가지고 그것 때문에 쉽게 투쟁을 포기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 많이 좀 더 알려내고 싶고…”
 

고공농성을 벌이는 동안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농성 현장을 찾은 뒤, 문제 해결을 위한 범부처 실무 협의체가 구성됐습니다.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노사 간 교섭도 세 차례나 열렸습니다.

하지만 복직 불가 입장의 사측과 복직 없는 합의는 없다는 해고노동자들의 주장이 맞선 상황.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 세종호텔 앞에서는 거리미사가 봉헌되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 분과가 주관하는 미사에는 해고노동자들이 고공과 땅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비오 신부 /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비단 세종호텔뿐만 아니고 많은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난 후에도 해고라고 하는 것을 영구적인 해결책으로 고착화해요. 이는 기업의 권리를 내세워 사람을 쓰고 버림으로써 인간 존엄성을 수단으로 전락시켜버리는 모순적이고도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겠고…”
 

투쟁이 길어지면서 12명의 해고노동자 중 남은 사람은 6명.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고 씨의 건강이 더 악화되기 전에, 문제 해결이 시급합니다. 

<김란희 /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고진수 지부장이 대상포진도 와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고 그럼에도 엄살 한 번 안 내고 견디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될 지를…”

<고진수 / 전국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 
“정말 일터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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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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