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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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임지빈 부회장 "점자는 도구를 넘어 자립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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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뉴스플러스 

○ 진행 : 김지현 앵커 

○ 출연 : 임지빈 / 서울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회 부회장

[앵커] '나이가 들면 점자를 배우지 못한다'는 통념. 

그 통념을 깨고자 '중도 실명자'를 위한 점자 교재를 직접 개발하신 분이 있습니다. 

올해 '한글 점자의 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서울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회 임지빈 에우케리오 부회장님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 부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 안녕하십니까.

▷ 우선 표창 받으신 거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 이미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육법이 존재하는데도, 중도 실명자만을 위한 교재를 따로 만드신 이유부터 여쭙겠습니다.

▶ 교육법이 존재한다는 것은 맹학교에서 학령기 아동을 위한 교육방법은 있었죠. 그런데 중도실명자들의 특성에 맞는, 그 분들이 점자를 익히기 위해 필요한 그런 교재나 방법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그 특성에 맞게 교재를 개발하게 된 겁니다.

▷ 부회장님이 직접 개발하신 거니까 교재만의 특징도 말씀해주실 수 있을 듯하고요. 또, 중도실명자가 어떤 방식으로 점자를 배우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 중도 실명자들은 시각에 의존해서 실명하기 전까지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촉각을 이용하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으로. 어두웠을 때라든가 아니면 눈길이 닿지 않는 구성이라든가 이런 제한적인 부분에서만 촉각을 이용했었기 때문에 촉각을 먼저 개발해야 촉각을 사용해서 점자를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다음에 제 스스로가 중도에 실명을 해서 점자를 배우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그래서 혹시 외국에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선진국들에서 중도 실명자를 위한 교재가 따로 있다는 거를 알게 됐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것을 도입해서 봤는데 점자의 어떤 구조라든가 이런 것들이 조금씩은, 모양적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어서 그거를 한글 점자에 맞춰서.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어나 일어 같은 것은 옆으로만 쭉 쓰면 되게 돼 있는데 한글은 우리가 보다시피 자음을 쓰고 모음을 오른쪽 옆이나 밑으로 쓰고 그다음에 받침을 거기에다가 덧붙인다면 아래로 덧붙여서 모아 쓰는 방식인데 점자는 그게 불가능하거든요 구조상. 그래서 옆으로만 해야 되기 때문에. 그걸 박두성 선생님이 절묘하게 모아 쓰기 방식을 만들어 주셨는데 그럼으로 해서 나타나는 구별을 해야 되는 특징들, 그것들을 익히게 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 거죠.

그래서 가장 큰 특징은 문자를 제시하기 전에 촉각 훈련을 하는 과정을 교재에 넣어서 할 수 있도록 개발을 한 겁니다.

▷ 점자를 읽기 위해서 우선 사전에 촉각부터 개발을 해야 점자를 읽을 수 있는 그런 교재로 만들어졌다는 말씀이신데요. 많은 분이 교재를 통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을까요?

▶ 여러 분이 계시죠. 나이도 많을 때 읽기에 성공하신 분도 있고 한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이번에 같이 장관상을 받게 된 친구가 있어요. 박민규라는 친구인데 그 친구가 사실은 제 제자예요. 그러니까 이 교재를 가지고 점자를 배웠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점자 자체를 점자책을 교정하는 교정사로서의 직업을 갖게 됐어요 그 친구가. 그래서 교정사로부터 출발해서 지금 복지관에서 중간 간부로까지 승진을 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장관상도 같이 받게 된 거고요. 그 친구가 가장 말하자면 옆에서 늘 지켜봐 왔고 그래서 기억이 제일 남죠.

▷ 교육을 받는 학생에서 이 직업을 얻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모습까지 보시니까 그렇죠 뿌듯하시겠습니다.

▶ 점자라는 것 자체를 점자 그 자체를 도구가 아니라 직업으로 연결이 됐었기 때문에요.

▷ 성장하신 거네요. 

▶ 그렇죠.

▷ 부회장님께 읽는다는 것의 의미가 조금 더 남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또 그 권리가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까지 좀 짚어주신다면요?

▶ 읽는다는 것은 제가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가령 어떤 사소한 쪽지라든지 아니면 무슨 고지서라든지 이런 것들을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내가 읽어서 뭔가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그런 의미이고요. 

연장해서 본다면 우리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아니면 공공기관으로부터 통지서나 고지서나 아니면 결정서 같은 것을 받았을 때, 요즘은 많이 복지가 향상돼서 점자로도 많이 나오는 추세인데, 내가 눈을 감았는데 점자도 못 읽어서 그거를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서 읽어달라고 한다면 그 사람의 프라이버시나 아니면 그런 것들이 본인을 공개하지 않아도 될 일을 다 공개해야 되는 그런 것이 있지 않겠어요?

스스로 잃는다는 것은 스스로의 자존감도 높이고 본인이 뭔가를 결정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어려움 속에서도 그 어려움 안에 도구를 찾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나만의 자립심 또 자존감을 찾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을 합니다. 오늘 임지빈 에우케리오 부회장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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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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