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은 그리스도인들이 미사 중 신경을 바칠 때마다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믿는지, 또 다른 이들에게 어떤 신앙의 모범을 보여 주고 있는지 양심성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니케아공의회 개최와 니케아신경 제정 1700주년을 기념해 11월 23일 교황 교서 「신앙의 일치 안에서(In Unitate Fidei)」를 발표했다. 교황은 교서에서 “325년 박해를 견디고 살아남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주교들은 니케아에 모였다”면서 “그리스도인 신앙의 핵심, 곧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던지셨던 결정적인 질문,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에 대한 답을 둘러싼 논쟁으로 공동체 분열 위험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주교들이 직면한 과제는, 한 분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분명히 하면서도, 오늘날 우리가 신경에서 고백하듯 예수님께서 성부에게서 나신 외아들, 모든 시대에 앞서 성부에게서 나신 분, 참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 하느님, 창조되지 않고 나셨으며, 성부와 하나이신 분이심을 확실히 하는 것이었다”고 서술했다. 당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사제 아리우스는 예수님을 단순한 피조물 이상의 분이시지만, 인간이 다가갈 수 없는 하느님과 인류 사이에 있는 중간적 존재라고 가르쳤다..
교황은 “주교들이 유일신(monotheism) 신앙, 그리스도의 참된 인성과 신성을 고백함으로써 유일하신 참 하느님께서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어 가까이 갈 수 없는 분이 아니라,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다가오시고 우리를 만나러 오신 분이심을 다시금 분명히 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것이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우리 삶의 핵심이고,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예수님을 우리 스승이요 동반자요 형제요 친구로 따르기로 결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번 교서를 통해 그리스도인 일치를 추구하려는 가톨릭교회의 의지를 재확인하며 “니케아신경은 그리스도인 일치 여정의 토대이자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니케아신경은 스스로 안에만 머무르시는, 멀리 떨어져 있고 다가갈 수 없으며 움직이지 않는 하느님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 신경이 말하는 하느님은 우리에게 가까이 계시고, 세상에서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서, 심지어 이 땅에서 가장 어두운 곳에서도 우리와 함께 걸어 주시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그리스도인들은 신경을 바치면서 양심을 성찰해야 한다”면서 “하느님이 예수님 안에서 사람이 되셨음을 믿는다는 것은 지금 우리가 도움이 필요한 형제자매들 안에서 주님을 만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은 “이 교서를 튀르키예 방문에 앞서 발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교황은 11월 27~30일로 튀르키예를 방문해 정교회 및 개신교 지도자들과 함께,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으로 고백하는 신경의 기념일을 축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