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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를 주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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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등록금도 내지 못할 만큼 가난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다 했어요. 잘 데가 없어 서울역에서 노숙까지도 했고요.”


11월 11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씨젠 천경준(마티아) 회장이 아내 안정숙(카타리나) 씨의 보유 주식 30만 주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대신 기부하며 열어 보인 가난의 상처다. 두 부부가 “기금이 무의탁 영유아와 독거노인을 위해 쓰이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도, 고통 속에 홀로 버티는 아픔을 깊이 알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이웃의 상처를 자기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성덕으로 자신의 거의 전부를 내어주는 신자들의 애틋한 실천을 그간 많이 목격했다. 아내와 함께 평생 기부에 앞장서 왔던 최영길(시몬) 씨는 국제개발협력단체 한국희망재단의 오랜 후원자로서, 암 투병 중에도 재단에 선종 후 자택을 기부할 것을 지난 4월 기꺼이 서약했다.


지난해 8월에는 대장암 4기로 항암치료 중이던 오종순(바울라) 씨가, 강원도에서 뱃일과 식당 일로 평생 고생해 모은 재산 20억 원을 사단법인 올마이키즈에 기부했다. 극빈국 아이들이,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했던 본인과 달리 교육 기회만큼은 박탈당하지 않기를 간구하며.


과학자이자 신학자였던 테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는 “우리는 영적 체험을 하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 체험을 하는 영적 존재”라는 격언을 남겼다. 신적 존재의 초자연적 현현 없이도 우리 스스로 인간 이상의 존재임을 알게 하는 힘은 이렇듯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6)는 가르침을 충실히 따른 헌신에서 나왔다. 그래서 믿게 된다. 그 사랑으로 우리는 죽음에서 허무가 아닌 초월을 그릴 수 있게 되리라고.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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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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