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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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대림초를 품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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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대림(待臨) 시기다.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더더욱 하느님을 흠숭하며 성탄을 기다리는 조용한 4주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28일 동안 기도로 성탄을 성스럽게 맞이하고, 마음가짐을 거룩히 하는 영적 준비 기간을 보낸다. 하느님께서는 말씀을 묵상하고 실천하며 우리 삶을 변화시킬 시간을 주신 것이다. 


집안을 털어내고 닦듯이 이 기간에는 성전을 더욱 깔끔하게 정돈하여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환영한다. 단순히 외적인 청소가 아니라, 내면의 자리를 깨끗이 비우고 채비하는 과정이다. 만백성의 영광과 평화를 위해 오시는 주님을 두 손 모아 간절히 학수고대함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밝은 빛으로 오셔서, 가난한 이와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시는 영험하신 분이다. 우리는 날마다 그분의 말씀을 공부하고 실천해야 함은 물론, 이제는 더 나아가 이 땅에 전쟁의 포화가 없기를 바라며 예루살렘의 가르침을 본받아야 한다. 


사랑 안에서 서로 나누고 배우며 살아가는 법을 습득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기본자세다. 자신의 영육 간의 잘못을 겸허히 돌아보고, 사랑의 힘으로 서로 의지하며 그 사랑을 실천하고 전파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대림초를 품에 안을 상상을 하면 벌써 마음이 설렌다. 정갈한 네모난 꽃꽂이 화환 판에 물을 주며 네 가지 보라색과 분홍색, 흰색 양초가 참된 은총으로 내 품에 안길 날을 기다려 본다. 아침마다 꽃이 시들지 않았는지 정성껏 살펴보는 것은, 향을 품어내는 푸른 잎과 보라색 스타티스를 장식한 대림환을 통해,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경건하고 정결한 마음으로 맞이하기 위한 환영의 뜻이다.


대림은 이다지도  크고 숭고한 마음이다. 2천 년 전에 이 땅에 오셔서 만민을 위하고 힘없는 이를 두둔해 주시며 빛으로 오신 분을 우리는 격하게 환대함에 한 치의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구세주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기쁘게 기다리고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자 소명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글 _ 이영숙 로사(수원교구 안양 매곡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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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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