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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주교단의 연대가 평화의 열매를 맺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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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 주교들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다시 만났다. ‘전후 80년의 흉터와 희망: 젊은 세대에 평화를 연결하기 위해’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한일주교교류모임은 상처의 기억 위에 화해와 평화를 새롭게 그려 나가자는 신앙의 만남이었다. 전쟁의 비극을 기억하는 일은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니다. 다시는 폭력과 증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공동의 책임을 다짐하며 다음 세대에게 평화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한 신앙 행위이다.


이번 모임에서 양국 주교단은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며, 그 위에 형제적 연대를 세우려는 진정한 회개의 길을 걸었다. 히로시마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함께 바친 기도는, 한일 교회가 서로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껴안으려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이는 신앙을 통한 화해의 첫걸음이며, 교회가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평화의 증언이다.


양국 주교단은 단지 과거의 역사를 조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양국의 젊은 세대가 국경을 넘어 평화의 정신을 배우고 나누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조세이 탄광 유해 발굴 지원과 같은 구체적 실천도 약속했다. 이러한 연대의 행보는 신앙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날 때 진정한 힘을 갖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한일 양국이 헤쳐가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양국 주교단은 그리스도의 평화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전후 80년의 시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양국 주교단의 연대가 동아시아 평화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신앙의 형제들이 쌓는 이 조용한 다리가, 상처 입은 세상을 잇는 희망의 통로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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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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