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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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세계총대주교 “폭력 정당화 위해 하느님의 이름 악용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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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1세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총대주교가 함께 기도하기 위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성 제오르지오 총대주교좌 성당에 입당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정교회의 영적 지도자 바르톨로메오 1세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총대주교와 함께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와 하느님의 이름을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거부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성 베드로 사도와 성 안드레아 사도의 후계자들은 11월 29일 제1차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맞아 공동 선언을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니케아 공의회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날짜 기준을 결정한 것을 언급하면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같은 날에 부활을 기념하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튀르키예 사목 방문 3일째이자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전날인 이날 이스탄불(옛 콘스탄티노폴리스) 파나르의 총대주교궁을 찾아 바르톨로메오 1세와 만났다. 교회 첫 보편 공의회인 니케아 공의회(325년) 17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어 교황은 세계총대주교와 함께 ‘주님을 찬송하여라, 선하신 분이시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시편 106(105),1)’라는 제목의 공동 선언에 서명했다. 베드로 사도의 동생인 안드레아 사도는 콘스탄티노폴리스 교회의 수호성인이다.

레오 14세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1세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총대주교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성 제오르지오 총대주교좌 성당에서 함께 기도하고 있다. OSV

교황과 세계총대주교는 공동 선언에서 “그리스도인 일치의 목표에는 모든 민족 간의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이 있다”며 “우리는 시민적·정치적 책임을 가진 이들에게 전쟁의 비극이 즉시 종식되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의의 사람에게 우리의 간청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다”며 “진정한 종교 간 대화는 혼합주의와 혼란의 원인이 되기는커녕 서로 다른 전통과 문화를 가진 민족들의 공존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의 국제 정세에 깊이 우려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며 “하느님께서는 인류를 버리지 않으실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성령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알고 느낀다”며 “기도 안에서 모든 인간, 특히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굶주림·고독 또는 질병을 겪는 이들을 하느님께 맡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고, ‘그들이 마음에 용기를 얻고 사랑으로 결속되어, 풍부하고 온전한 깨달음을 모두 얻고 하느님 신비 곧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갖추도록’(콜로 2,2) 기도했다.

 

두 지도자는 또 전날(11월 28일) 튀르키예 이즈니크(옛 니케아)에서 거행된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 기념 교회 일치 기도회를 두고 “특별한 은총의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니케아 공의회는 하느님 섭리에 의한 일치를 위한 사건”이라며 “니케아 신경에 표현된 믿음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 신앙 고백으로 무장한 우리는 공동의 도전에 진정한 희망을 가지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함께 노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 온 그리스도 세계가 주님 부활 대축일을 같은 날(4월 20일)에 기념한 것을 감사드린다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매년 축제 중의 축제인 부활절을 공동으로 기념하는 데 도달하는 과정에 헌신하기를 희망하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황과 세계총대주교는 올해가 성 바오로 6세 교황과 아테나고라스 1세 세계총대주교의 공동 선언 「사랑의 대화(Tomos Agapis)」 60주년이라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이는 1054년 그리스도교 대분열, 즉 로마와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상호 파문을 철회한 역사적인 선언이다.

 

이들은 “분열의 원인이 된 문제를 검토하는 ‘가톨릭교회와 정교회의 신학 대화를 위한 국제 공동위원회’의 작업을 계속 지지한다”며 “모든 신자, 특히 성직자와 신학자들이 지금까지 성취된 결실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지속적인 증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으로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인 「우리 시대(Nostra Aetate)」 반포 60주년을 기념하며 “더 정의롭고 서로 돕는 세상을 건설하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창조 세계를 돌보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모든 선한 사람에게 권고했다. 그러면서 “이는 인류 가족이 무관심·지배 욕구·탐욕스러운 이익 추구·외국인 혐오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레오 14세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1세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총대주교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성 제오르지오 총대주교좌 성당에서 함께 영광송을 바친 뒤, 마침 강복을 주고 있다. OSV



공동 선언 발표 직전에 교황과 세계총대주교는 파나르의 성 제오르지오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좌 성당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기원하며, 영광송을 바쳤다.

 

아울러 교황은 이날 밤 이스탄불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대림 제1주일 미사를 집전했다. 이 미사에는 튀르키예 전역에서 모인 서방(라틴)과 동방 전례(칼데아·아르메니아·시리아) 주교와 사제·평신도 등 약 4000명이 참여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공동체 내부의 일치, 다른 그리스도교 교파들과의 일치, 다른 종교에 속한 이들과의 만남이라는 세 개의 다리를 돌보고, 강화하고 확장하는 것은 우리 소명의 한 부분”이라며 “언젠가 우리가 모두 아버지의 집에서 다시 만나게 될 그 날을 바라보며, 늘 그 다리의 양쪽 끝에 시선을 고정하자”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교황은 ‘블루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불리는 이스탄불의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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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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