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바르톨로메오 1세 정교회 세계총대주교(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한 그리스도교 지도자들과 함께 튀르키예 이스탄불 성 에프렘 시리아 정교회 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예수님의 인류 구원 2000주년이 되는 2033년 성지 예루살렘에서 ‘특별 희년’을 함께 기념하자고 모든 그리스도인을 초대했다.
교황은 튀르키예 사목 방문 3일째인 11월 29일 이스탄불의 시리아 정교회 성 에프렘 성당에서 열린 그리스도교 지도자들과의 비공개 교회 일치 모임에서 이같이 밝혔다. 첫 보편 공의회인 제1차 니케아 공의회(325년) 1700주년을 기념하는 이 자리에는 세계 정교회의 영적 지도자인 바르톨로메오 1세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의 세계총대주교도 함께했다.
교황청 공보지 바티칸 뉴스 등 외신은 “교황이 2033년 ‘구원의 희년(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부활 200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영적 여정에 모든 이가 동참하도록 초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리스도께서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오순절에 성령을 보내주셨던 예루살렘의 다락방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교황은 자신의 사목 표어인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In Illo Uno Unum)를 언급하면서, 이 여정이 완전한 일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 육화의 복음을 중심으로 이뤄진 니케아 공의회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바르톨로메오 1세 정교회 세계총대주교를 비롯한 그리스도교 지도자들과 함께 튀르키예 이스탄불 성 에프렘 시리아 정교회 성당에서 교회 일치를 위한 모임을 하고 있다. OSV
이날 모임에는 1054년 그리스도교 대분열로 가톨릭과 갈라진 정교회를 비롯해 칼케돈 공의회(451년) 직후 분리된 고대 동방 교회(오리엔트 정교회) 등 여러 동방 교회 지도자들이 참여했다. 서방 교회에서는 16세기 이후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간 성공회·루터교를 비롯해 여러 개신교 주요 교파 지도자와 교회 일치 기구 대표들이 동참했다.
교황은 성당을 나서기 전 방명록에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적인 자리에 우리는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새롭게 하려고 모였다”며 “우리가 함께 나누는 이 신앙을 축하하고, 여기에 모인 모든 분과 각자 대표하는 모든 공동체에 많은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2023년 준공된 성 에프렘 성당은 1923년 튀르키예 공화국 건국 이후 처음 신설된 그리스도교 성당이다.
이날 앞서 교황과 세계총대주교를 포함한 교회 지도자 28명은 튀르키예 이즈니크(옛 니케아)에서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함께 기념했다. 이들은 니케아 공의회 결과물로 지어진 성 네오피토 대성전 유적 앞에서 교회 일치 기도를 바치고,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함께 낭송했다.
?지난 세기, 비오 11세 교황은 인류 구원 1900주년인 1933년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50주년인 1983년 각각 특별 희년을 선포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