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레바논을 사목 방문한 레오 14세 교황이 튀르키예에서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블루 모스크)는 방문했지만, 하기아 소피아 대성당은 찾지 않았다. 이같은 교황의 행보가 동방 교회와의 ‘교회 일치’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교황은 11월 29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소재 블루 모스크를 방문해 이슬람 예법에 맞게 신발을 벗고 입당했다. 그러나 이맘(이슬람 성직자)의 권유에도 기도를 정중히 거절했으며, 인근에 위치한 소피아 대성당을 방문하지 않았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태오 브루니 대변인은 소피아 대성당 방문에 대해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교황청은 당초 “교황은 블루 모스크에서 잠시 침묵 기도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교황은 기도하는 이들의 신앙에 대한 깊은 존중을 가지고 침묵과 경청의 자세로 방문했다”고 수정했다.
이에 대해 종교 간 화합은 견지하면서도 정교회와의 교회 일치 노력을 표명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전임 교황 4명이 모두 방문했던 소피아 대성당 방문을 ‘패싱’한 것은 튀르키예의 모스크 전환 결정에 대한 무언의 항의라는 것이다. 지난 2020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박물관으로 쓰이던 소피아 대성당을 모스크로 전환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감을 표한 바 있다.
교황청립 교부학 대학 아우구스티아눔 교수 후안 안토니오 카브레라 신부는 “교황은 외교적 이유에서 이러한 행동을 했을 것”이라면서 “특정한 이(정교회)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그리스도교의 모자이크화가 가려진 모스크를 방문하지 않은 건 신중함의 문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