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김선태 주교는 “우리가 혐오할 대상은 인간이 아니라 악”(로마 12,9 참조)이라며 “혐오를 넘어서도록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서로 소통하며 보편적 형제애를 추구하고, 주님의 정의와 사랑이 실현되고 차별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김 주교는 제44회 인권 주일·제15회 사회 교리 주간(7일)을 맞아 발표한 ‘나에게 마실 물을 다오’(요한 4,7) 주제 담화에서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혐오와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혐오는 어느 시대에서나 나타나 가혹함을 드러냈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윤리적 자기 성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인간 존엄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했고, 그 힘으로 혐오와 차별을 넘어 사랑과 일치의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주교는 “인종, 성별, 국적, 종교, 사회적 조건에 따른 혐오를 넘어 이제는 젊은이와 노인, 자녀와 부모 사이에서도 혐오가 일어나고 있다. 혐오는 갈수록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돼 나타나고 있다”면서 “혐오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매우 우려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주교는 “‘선의를 가진 모든 이’에게 호소한다”며 “혐오의 광풍을 잠재우고자 먼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존재로서 존엄하다는 근본 진리를 받아들이며 모든 인간에게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품기 바란다”고 기도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보편적 공감’의 길로 나아가자”면서 “혐오를 넘어설 수 있는 길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공감의 영역’을 넓히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김 주교는 정치인과 정부에도 “공동선과 공존을 위한 참된 정치, 곧 ‘좋은 정치’를 해주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모든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보호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며 공동선을 실현하는 데에 앞장섬으로써 혐오를 넘어 사회 통합에 힘써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