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교회의가 1일 자국 내 재정 자립도가 낮은 교구들을 돕기 위해 780만 달러(약 11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지원은 최근 미국 주교회의가 처한 재정적 위기 상황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미국 주교회의 국내선교소위원회는 이날 자국 내 69개 교구와 동방 가톨릭 교회를 지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원금은 미국 전역 가톨릭 신자들이 ‘국내 선교 헌금’을 통해 모은 것이다. 해당 지역들은 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농촌 지역이 대다수로 가톨릭 신자 수가 적은 곳들이다. 지원금은 본당 및 교구 운영과 복음화, 교리교육, 치유 사목 등에 사용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그동안 주교회의 예산의 상당 부분(2023년 기준 약 50)을 차지하던 이주 및 난민 서비스 관련 연방정부 보조금(연간 1억 달러 규모)이 정부 예산 편성 항목에서 빠졌다. 2025년에도 이주민 초기 정착 지원 예산으로 약 6500만 달러(약 950억 원)가 배정됐지만, 전액 삭감됐다. 이에 따라 미국 주교회의는 신자들의 헌금에 의지해 선교를 이어가야 하는 처지다. 780만 달러는 연방 보조금의 10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국내선교소위원회 위원장 채드 젤린스키(뉴얼름교구장) 주교는 “신앙의 열기는 뜨겁지만 자원이 부족한 미국 내 지역 교회를 돕는 것”이라며 “신자들의 관대함은 우리가 하느님과 한 가족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