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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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유룡 신부, ‘순교 영성’의 일상화 토대 마련

시복 추진 위한 첫 학술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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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 방유룡(레오) 신부의 한국순교복자 수도가족 설립이 ‘순교 영성’의 일상화를 위한 토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방유룡(1900~1986) 신부 시복 추진을 위해 8일 서울 성북동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본원 성당에서 열린 제1차 학술 심포지엄에서다.

한국순교복자 수도가족은 방 신부가 창설한 3개 수도회를 아우르는 말이다. 그는 해방 직후 성 김대건 신부 순교 100주년인 1946년 먼저 여자 수도회인 한국순교복자수녀회를 설립했다. 이는 한국 교회 최초로 한국인에 의해 설립된 본토인(한국인) 수도회였다. 당시 한국인 여자 수도회들인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와 예수성심시녀회·성가소비녀회는 미국과 프랑스 선교사들이 창설했다. 이들 수도회에 비해 한국순교복자수녀회는 의사소통 등에서 장점이 있었다.

방 신부는 이어 1953년 첫 한국인 남자 수도회인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1955년 서울대목구(현 서울대교구)를 떠나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에 입회, 1957년 종신서원을 했다. 창설자가 수도회 운영에 지속해서 관여하고, 자신이 설립한 수도회 회원으로 살아가며 수도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한, 당시로선 유일한 사례다. 방 신부는 또 1962년 미망인을 위한 한국순교복자빨마수녀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우리신학연구소 소장 박문수(프란치스코) 박사는 “순교복자 수도가족 설립의 가장 큰 교회사적 의미는 한국 교회의 신앙·신학·사상 자립을 위한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박 소장은 “이는 신앙 유산의 핵심을 ‘순교’에서 찾고, 수도가족들이 순교 영성을 일상에서 실현함으로써 한국에 온전히 가톨릭 신앙을 육화하려는 시도로 이어졌다”며 “서구 교회 유산이 지배적인 한국 교회에서 다양한 토착화 시도를 자극하고, 한국인에 의한 수도회 설립을 촉진하는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 신부가 평가받아야 할 공적은 한국인 또는 한국 사제 최초와 같은 점이 아니라, 시대의 다른 요청이 절박하고 시급했음에도 한국과 한국 교회가 신앙의 푯대로 삼아야 할 ‘순교 신앙’을 우선 선택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교회사학자 방상근(석문 가롤로) 박사는 방 신부가 1930~1955년 교구 사제로 활동하던 시기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방 신부는 본당 사목을 하면서 교육을 중시하고, 성가대 활동을 통해 전례를 거룩하게 했다”며 “수도 성소 계발로 ‘성화(聖化) 프로젝트’의 대상자를 늘려가는 동시에 청년 활동을 장려함으로써 젊고 활동적인 본당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설립은 신학생 때 형성된 방 신부의 ‘신앙적 토대’와 본당 사목을 통해 얻은 경험들이 결합된 결과”라고 전했다.

강석진(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신부는 주제 발표에서 순교복자 수도가족의 은사적 삶을 사도직 활동 중심으로 설명했다. 박수란(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녀는 방유룡 신부 관련 기록물을 소개했다.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 구요비 주교는 축사에서 “방 신부님의 발걸음은 늘 주님의 빛을 향했고, 복음의 진리를 전하고자 자신을 철저히 비우며 모든 이에게 겸손하게 가셨다”며 “시복을 향한 길은 단순한 절차나 형식이 아닌, 한 사람의 삶 속에 담긴 하느님 은총을 교회 전체가 식별하고 확인하는 여정”이라고 말했다.

방유룡 레오 신부 시복시성추진위원회 위원장 백남일(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총장) 신부는 개회사에서 “방 신부님의 모범적 생애와 덕행·명성이 많은 신앙인에게 알려져 귀감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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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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