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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이라는 생일 [류재준 그레고리오의 음악여행]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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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성탄 대축일만큼 설레는 날도 드물다. 성탄절은 그 자체로 기쁨과 활기가 가득한 시기다. 상점마다 울려 퍼지는 캐럴, 빨강·하양·초록으로 대표되는 색과 크리스마스 상징들을 보면 올 한 해를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까지 든다. 성탄절이 왜 우리 모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론은 아무래도 ‘생일’이라는 점이 큰 것 같다. 최후의 심판이 올 때까지 우리가 부활을 경험하는 일은 없겠지만, 생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기뻐하고 즐기는 자신만의 명절이다. 세상에 처음 나왔던 순간을 기념하고 축복받는 날은 생일이 유일하다. 물론 사람이 세상을 떠난 날도 기억되지만, 본인이 함께 즐길 수 없는 만큼 기념일이라 부르긴 어렵다.

생일 축하를 위한 노래 중 가장 유명한 곡은 ‘Happy Birthday to You’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생일 축하합니다’로 번역해 부르는데, 기네스북에 따르면 이 곡은 영어로 불리는 노래 가운데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불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보다 많이 불리는 노래는 무엇일까? 1위는 ‘For He’s a Jolly Good Fellow’, 프랑스 노래에서 유래한 축하곡이다. 영화 ‘Some Like It Hot’(1959)에도 등장한다.

//youtu.be/n8n-PDVYgu4?si=i_Fpw7L83wk0Ltll


2위는 우리가 ‘석별의 정’으로 잘 알고 있는 스코틀랜드 민요 ‘Auld Lang Syne’이다.

‘생일 축하합니다’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번역해 부르지만, 일본은 영어 가사 그대로 부른다고 한다. 이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는 더 오래된 기원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인쇄물로는 1912년에 처음 등장했고, 1935년 서미(Summy)사가 프레스턴 웨어 오렘(Preston Ware Orem)을 통해 저작권을 확립했다. 작사·작곡자가 명확하지 않은 음악에 저작권을 부여한 점은 흥미롭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캐나다 등 공표 후 5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만료되는 국가에서는 1985년에 저작권이 종료되었다.

소개하는 작품은 이 ‘Happy Birthday’를 10인의 클래식 작곡가 스타일로 변주한 곡이다. 편곡자는 누구나 아는 멜로디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놀라울 만큼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냈다. 이 정도면 작곡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세상에는 이렇게 드러나지 않은 천재가 많다.

//youtu.be/ToO7OXDiV04?si=eszWjk2lVGMehdDZ

흥미롭게도 유명한 클래식 작곡가들 중 생일 축하 음악을 남긴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그들의 생일 음악은 주로 지위가 높은 인물이나 연인을 위한 곡이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리하르트 바그너가 아내를 위해 작곡한 ‘지크프리트 목가(Siegfried Idyll)’는 특히 아름답다. 발표된 날도 크리스마스 아침이었으니, 이 곡을 들으며 주님의 탄생도 함께 축하해 보는 건 어떨까.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연주

//youtu.be/wolO4fJr70Y?si=FNqhQgnhW5THCEG0




작곡가 류재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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