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14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봉헌된 감옥에 갇힌 이들의 희년 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14일 ‘감옥에 갇힌 이들의 희년’을 맞아 재소자들과 교정 시설에서 사회의 회복적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를 위로하며 용기를 갖고 희망의 여정을 함께 걸어갈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감옥에 갇힌 이들의 희년’ 미사를 주례했다. 이날 미사에는 감옥에 갇힌 이들과 수감자 가족들, 교정사목 담당 사제와 교정·경찰 당국 관계자 등 순례자 6000여 명이 함께했다. 미사 때에는 재소자 300여 명이 만든 제병이 사용돼 의미를 더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1년 가까이 희망의 순례자가 되어 희망을 되찾아가는 여정을 걷고 있지만, 교정 시스템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해야 할 것이 많음을 느낀다”며 전 세계 교도소가 열악한 상황에 놓인 것을 우려하며 ‘회복적 정의’ 실현을 당부했다.
교황은 특히 “정의의 실현이 단순한 ‘처벌’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어떤 사람이든 넘어질 수 있고, 넘어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며 “정의는 처벌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보상과 화해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인에 대한 관심과 존중, 자비와 용서를 바탕으로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면 죄와 고통이라는 ‘딱딱한 땅’에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 수 있다”며 “인간의 고귀한 정신은 감옥의 차가운 벽 안에서도 성숙해질 수 있다”고 위로했다.
미사에 앞서 12~14일 열린 희년 행사 기간에는 다양한 자리에서 사회의 회복적 정의 실현을 위한 실천 방안들이 논의됐다. 12일에는 로마 룸사(LUMSA) 대학에서 ‘희망의 희년과 감옥에 갇힌 이들의 희년 3일 행사, 교정 제도 50주년을 맞아 희망할 권리’를 주제로 컨퍼런스가 열렸다. 또 12~13일 이틀간 사크로파노의 프라테르나 도무스(Fraterna Domus)에서 이탈리아 교정 사목국 총무부 주관 연구·토론회와 기도회가 펼쳐져 학계와 교정 시설 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눴다.
‘감옥에 갇힌 이들의 희년’은 교황청에서 열리는 2025년 희년 행사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행사였다. 이를 끝으로 25일부터 희년 개막을 알렸던 로마 4대 성전의 성년 문들이 하나씩 닫힌다. 주님 탄생 대축일인 25일 성모 대성전 성년 문을 닫는 예식이 거행되며 27일에는 라테라노 대성전 성년 문이, 28일에는 성 바오로 대성전의 성년 문이 닫힌다. 2025년 희년은 내년 1월 6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년 문이 닫히면서 공식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