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어 올해 전 세계 보편 교회를 돌아봤습니다.
올 한해 보편 교회는 25년 만에 희년을 보내며 희망의 여정을 걸었고 제267대 새 교황을 맞았습니다.
전쟁과 분쟁의 어둠속에서 홀로 등불을 밝히며 평화와 희망을 외쳤습니다.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4년 12월 24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의 열린 성문을 통과하고 있다. OSV
[기자] 보편교회는 지난해 12월 24일 성 베드로 대성전 성년의 문을 열면서 2025년 정기 희년을 시작했습니다.
2000년 대희년 이후 25년 만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2025년 희년을 맞아 교황청 대성전의 사제들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회의 대표들, 원로 사제들에게 교황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를 전합니다.
희년 동안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시작으로 모든 직종의 신자들이 로마를 순례하며 '희망의 여정'을 걸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2025년 8월 2일 로마 토르 베르가타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철야 기도를 올린 뒤 희년 십자가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한국 청년 대표단의 대형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8월 젊은이의 희년 폐막 미사에서 2027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세계청년대회가 열린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 젊은이의 희년 폐막미사>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2년 전 리스본에서 하신 초대를 되새깁니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베드로의 후계자와 함께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기념하게 될 것입니다.
희년 중에 맞은 부활대축일 다음날 보편 교회는 슬픔에 잠겼습니다.
4월21일 '가난한 이들의 성자'로 불린 '하느님의 종들의 종'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상 순례를 마치고 하느님 곁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5월 8일, 하느님은 새 목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자 성 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 첫 교황이었습니다.
첫 강복은 '평화'였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 첫 우르비 엣 오르비>
"이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평화입니다. 무장을 하지 않고, 무장을 해제시키는 평화이며, 겸손하고 인내심 있는 평화입니다. 이 평화는 우리 모두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시는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10월 4일 사도궁 도서관에서 에드가 페냐 파라 대주교(국무장관)가 입회한 가운데 첫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에 서명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후 권고와 교서 등 여러 문헌을 반포했습니다.
특히 성모 마리아의 공동 구속자 호칭에 대한 교회 입장을 정리한 공지 '충실한 백성의 어머니'를 발표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가운데)이 1,700년 전 첫 보편 공의회가 열린 니케아(현 튀르키예 이즈니크) 성 네오피토 대성전 유적지에서 정교회 바르톨로메오 1세 세계총대주교(오른쪽)를 비롯한 여러 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교회 일치 기도를 바치고 있다. OSV
첫 해외 사목 방문으로 튀르키예와 레바논을 다녀왔습니다.
교황은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기념하고 종교간 대화와 교회 일치를 통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 튀르키예 이즈니크 교회 일치 기도회>
종교를 이용해 전쟁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은 모든 형태의 근본주의와 광신주의와 마찬가지로 단호히 거부되어야 하며 형제적 만남과 대화, 협력의 길을 따라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5년 4월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 참석 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회동하고 있다. OSV
올해 보편교회는 지구촌 곳곳의 분쟁과 전쟁 속에서 갈 곳 잃은 인류에게 평화를 안내하는 나침반 역할을 계속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중재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촉구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주례로 2025년 9월 7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 복자 피에르 조르지오 프라사티의 시성식 중 한 신자가 아쿠티스 초상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OSV
밀레니얼 세대 첫 성인도 탄생했습니다.
15살에 선종한 '하느님의 인플루언서' 카를로 아쿠티스.
교황은 아쿠티스 성인과 함께 평신도로 24살에 선종한 피에르 조르지오 프라사티 성인을 시성하며 젊은이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 / 시성 미사>
"피에르 조르지오 프라사티 성인과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은 우리 모두를 위한, 특히 젊은이들을 위한 초대입니다. 우리 삶을 낭비하지 말고, 우리 삶이 위로 향하게 하고 삶을 걸작으로 만들라는 초대입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