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홀로 살아가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집'이란 때로는 가장 외로운 공간이기도 한데요.
자립준비청년들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이들이 있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혼자 사는 한 청년의 집이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인천교구 빈첸시오회 회원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방문한 겁니다.
회원들은 먼저 집 안에 쌓여 있던 박스와 쓰레기부터 정리합니다.
거실과 방, 화장실 등 집안 곳곳도 깨끗이 청소합니다.
비어있던 냉장고는 어느새 반찬들로 가득 채워집니다.
<정재엽 / 자립준비청년>
"여러 사람이 저희 집에 오니까 처음에는 솔직히 조금 당황했어요. 근데 같이 있어 보니까 뭔가 마음이 편하고 생각보다 안정되고, 이렇게 함께 있으니까 또 가족 같은 느낌이 나네요."
올해 24살 정재엽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집을 나와 청소년 쉼터를 옮겨 다녔습니다.
극단적인 선택도 시도했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삿짐이 아직 풀리지 않은 한 청년의 집에 빈첸시오회 회원들이 들어섭니다.
회원들은 청년과 함께 집안에 쌓인 옷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갑니다.
묵혀 있던 매트리스 먼지를 털고, 집 안에 흩어져 있던 다른 짐들도 정리합니다.
<노한기 다윗 / 인천교구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저도 한때 혼자 살아봤고, 저도 예전에 이런 모습을 겪어봐서, (청년의) 이런 심정을 잘 이해하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아들 같고, 내 집이라고 생각하고, 봉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청년의 집.
빈첸시오회 회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맡은 구역을 청소합니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바닥을 닦는 사이, 비어있던 냉장고는 음식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현장음] "이게 멸치볶음이죠? 저 멸치볶음 좋아해요. 감사합니다."
[현장음] "안아줘야지" "저도 도움받은 만큼 힘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엄미란 로사리아 / 인천교구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아이들이 조금 어려운 환경이지만 조금 더 가까이에서 돌보고 싶은 그런 마음도 있고 아이들이 좀 튼튼하게 잘 자라야 우리나라가 좀 더 튼튼한 것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더 많이 그랬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자립준비청년 수는 최근 5년 동안 8500여 명에 달합니다.
(자막 : 아동권리보장원이 올해 3월 발표한 '24년도 자립준비청년 현황' or 노말)
해마다 1000명이 넘는 자립준비청년들이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이날 만난 청년들은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랐습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