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2025년 6월 13일 바티칸에서 정기 추기경 회의를 주례하고 있다.OSV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처음으로 특별 추기경 회의(Consistory)를 소집했다. 특별 추기경 회의는 전 세계에서 참석 가능한 모든 추기경이 참여하는 추기경단 회의로, 교회 중대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다.
교황청 공보실은 12월 20일 “레오 14세 교황께서 1월 7~8일 특별 추기경 회의를 소집했다”며 “이틀간 진행될 회의는 전 세계 추기경단과 교감하며 형제애를 나누고 성찰과 나눔, 기도에 전념하는 시간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의 첫 추기경 회의는 교황으로서 새해 구체적 사목 방향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은 “보편 교회를 이끄는 고귀하고 중대한 책임을 수행하는 교황께 전 세계 추기경단이 지지와 조언을 드리는 것이 이번 회의의 가장 큰 목표”라며 “이번 회의는 교회의 특별한 협력자로 부름 받은 추기경들과 로마의 주교인 교황과의 일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가톨릭 언론 ‘National Catholic Register(NCR)’는 “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후 2025년 희년 행사와 튀르키예·레바논 사목 방문, 교황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 반포 등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무리 짓지 못한 일을 수행하는 데 집중했다”며 “시점상 2025년 희년이 공식 마무리되는 1월 6일 바로 다음 날 추기경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상징적”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추기경 회의는 교황청 인사에 대한 교황의 의중을 엿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별 추기경 회의에서 새 추기경 임명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할지도 관심거리다. NCR은“과거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새 추기경 임명을 위한 추기경 회의를 열기 전 전체 추기경단 회의를 소집하곤 했다”며 “레오 14세 교황 역시 과거 사례처럼 이번 회의에서 새 추기경 임명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교계 통신사 CNA는 “가톨릭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교황령 「주님의 양 떼」 제33조에 따라 콘클라베 투표권을 지닌 추기경으로 120명을 권장하고 있지만, 현재는 이를 훌쩍 넘는 128명의 추기경이 투표권을 지니고 있다”며 “적어도 이번 회의에서는 새 추기경 임명과 관련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추기경 회의는 추기경으로 구성된 교황의 사목활동 보좌 기구다. 추기경 회의는 특별 추기경 회의와 정기 추기경 회의(Ordinary Consistory)로 구분된다. 정기 추기경 회의는 주로 로마에 거주하는 추기경단이 참석하며 교황청의 일상·행정 사안을 논의하거나 새 추기경을 서임하기 전에 열린다. 앞서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해 6월 13일 정기 추기경 회의를 열고, 성 카를로 아쿠티스의 시성 날짜 등을 확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