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AN] 베트남교회에서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로 불리다 1946년 순교한 하느님의 종 쯔엉 브우 지엡 신부(1897~1946)가 시복된다.
베트남 껀터교구장 레 떤 러이 주교는 12월 19일 “교황청이 지엡 신부의 시복을 허락했으며, 레오 14세 교황의 특사로 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부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시복 미사를 주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세기 베트남교회 첫 순교자인 지엡 신부 시복 미사는 2026년 7월 2일 까마우주 딱 써이 순례센터에서 봉헌된다. 이곳은 지엡 신부 유해가 안치된 장소다.
러이 주교는 “지엡 신부 시복은 하느님께서 주신 특별한 선물로서, 모든 가톨릭신자가 지엡 신부의 충실한 증언, 하느님을 향한 깊은 사랑, 타인을 위한 희생적 봉사의 모범을 따르도록 북돋는 강력한 격려”라고 밝혔다.
지엡 신부는 1897년 베트남 안장주에서 태어나 1924년 사제품을 받았다. 그는 딱 써이 본당을 포함해 메콩강 삼각주 지역의 여러 농촌 본당에서 사목하면서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가난한 가톨릭 신자들을 보호하려 노력했다. 1946년, 사목하던 지역에 폭력이 번져가던 때, 지엡 신부는 안전을 위해 피신하라는 권고를 거듭 받았지만 “나는 내 양들 가운데에서 산다”며 “내가 죽어야 한다면 그들 가운데에서 죽을 것이고,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껀터교구 조사에 따르면, 지엡 신부는 1946년 3월 12일 딱 써이 본당에서 일본군 탈영병 2명에게 살해됐다. 지엡 신부의 유해는 딱 써이 순례센터에 안치돼 있으며, 이곳은 해마다 수백만 명이 찾는 베트남 가톨릭교회 대표적 순례지 가운데 하나가 됐다. 교황청은 2024년 지엡 신부를 순교자로 공식 인정해, 확인된 기적 심사 없이 시복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었다.
지엡 신부 시복 소식을 들은 베트남교회 신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호치민에 살며 정기적으로 딱 써이를 순례한다는 쯔엉 호아 씨는 “지엡 신부님 시복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신앙을 지켜 온 베트남 가톨릭신자들의 믿음이 인정받는 일”이라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