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순례자’를 주제로 지낸 2025년 희년이 마무리됐다. 한국교회는 희년을 지내며 이 주제를 단순한 구호로 두지 않고, 삶의 자리에서 신앙을 실제 삶으로 옮기려 노력했다. 각 교구에서 봉헌된 희년 폐막미사는 ‘희망의 순례’가 끝이 아니라, 희년 동안 받은 은총을 되짚고 다음 걸음을 내딛는 자리였다.
희년 기간 한국교회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순례’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각 교구는 순례지를 지정하고 우리가 지상의 순례자로서 이 세상에 희망을 전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웠다. 비신자와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희년이 성당 안의 행사에만 갇히지 않고, 더 많은 이가 복음의 기쁨을 접하도록 문을 열었다. 또한 생태 환경 회복을 위해 함께한 노력은, 희망이 미래 세대와 피조물을 향한 책임으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드러냈다.
젊은이들을 향한 교회의 관심은 희년의 중요한 표지였다. 특히 로마에서 열린 ‘젊은이들의 희년’에 한국 청년 1400여 명이 참여한 일은, 희년이 세계 교회와 호흡을 맞추는 자리였음을 보여줬다.
이제 희년의 성문이 닫히지만 ‘희망의 순례’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희년이 남긴 과제는 더 선명해졌다. 낯선 이를 환대하고, 가난한 이의 식탁을 지키며, 상처 입은 이들의 기억을 함께 짊어지고, 피조물의 신음에 책임 있게 응답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폐막미사에서 요청한 대로, 희년 동안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희망의 순례자’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