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이즈타팔라파 지역에서 매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열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 재현 행사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제공
멕시코 멕시코시티 이즈타팔라파 지역에서 매년 열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죽음·부활 재현 행사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이하 정부간위원회)는 2025년 12월 8~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제20차 정부간위원회를 열고 멕시코 ‘이즈타팔라파 예수 그리스도 수난·죽음·부활 재현 행사’를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신규 등재했다고 발표했다. 신규 등재는 모두 69건(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55건, 긴급보호목록 11건, 보호모범사례 3건)이다. 매년 9월 열리는 볼리비아의 ‘수크레의 수호성인 과달루페 성모 축일’ 축제도 인류무형유산에 포함됐다.
멕시코 대표로 참석한 멕시코 국립 인류학 역사 연구소 에달리 키로즈 부소장은 “이즈타팔라파의 성주간 행사는 단순한 연극이 아니다”라며 “수천 명이 함께 신앙을 되새기고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일깨운다”고 설명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까지 이즈타팔라파 곳곳에선 대규모 행렬과 수난극이 펼쳐진다. 이즈타팔라파 대성당의 예수 그리스도 성상 관리인 후안 파블로 세라노씨는 스페인 가톨릭통신(ACI 프렌사)과의 인터뷰에서 “이즈타팔라파 지역의 전통은 성상의 기원과 19세기 교회 공동체가 맺은 약속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세라노씨에 따르면, 1687년 예수 그리스도 성상을 복원하기 위해 오악사카에서 멕시코시티로 성상을 운반하던 이들이 별의 언덕 동굴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후 다시 길을 나서려는데 예수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세라노씨는 “운반자들은 성상이 그곳에 남길 원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며 “1833년 콜레라가 대유행할 당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주민들은 예수상을 들고 행렬하며 기도를 바쳤고, 며칠간의 기도 끝에 역병이 멈췄다”고 전했다. 이 지역이 성주간 시기에 연극을 선보이게 된 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