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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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 어르신 찾아온 마천동본당 꼬마 산타들

9년째 이어온 빈첸시오회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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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마천동본당 어린이들이 12월 25일 성탄 대축일을 맞아, 빈첸시오회와 함께 지역 사회의 홀몸 어르신들을 찾아 노래와 율동을 선물하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성탄 축하합니다!”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 서울 송파구 마천동에 ‘작은 산타들’이 나타났다. 서울대교구 마천동본당 어린이 7명이 일일 산타가 되어 지역 사회 홀몸 어르신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9년째 이어져 온 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의 고독사 방지 운동에 어린이까지 참여하면서 더욱 특별한 성탄 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루돌프 뿔 모양 머리핀에 응원용 수술까지 갖추고 앙증맞게 차려 입은 어린이들이 가가호호 들어서자, 홀로 집에서 추위를 나던 어르신들은 모처럼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이날 열 가정을 방문했고, 본당 주임 김세진 신부의 기도 후 아이들의 특별 공연이 펼쳐졌다. “해피 해피 행복한 크리스마스~♪” 어린이들이 선보이는 노래와 율동에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빈첸시오회가 준비한 겨울 이불과 생활용품·쌀도 성탄 선물로 전해졌다.

 
서울대교구 마천동본당 주임 김세진 신부가 12월 25일 성탄 대축일을 맞아 빈첸시오회, 어린이들과 함께 찾은 지역 사회의 홀몸 어르신들에게 기도와 안수를 주고 있다.


최현복(요한 보스코, 75)·임숙이(유스티나, 70) 부부는 사정이 어려워 본당 빈첸시오회가 꾸준히 보살펴온 가정이다. 이들은 “우리 손주들 어렸을 때가 생각나고, 특별한 성탄을 선물해줘 기쁘다”며 “오래 냉담했는데, 다시 성당에 나가겠다”고 했다.

오히려 아이들을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이재원(70)씨는 “작년에 뇌수술을 한 뒤로 집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며 “추운데 아이들이 괜히 힘들까 봐 걱정이지만, 좋은 기운 받아서 더 잘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아이들과 빈첸시오회가 함께한 이번 활동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서울대교구 빈첸시오회 대표이기도 한 본당 빈첸시오회 김은영(루치아) 회장은 “본당 신자들이 고령화되면서 빈첸시오회도 어르신이 어르신을 돌보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빈첸시오회의 평균 연령을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어린이 빈첸시오회’가 언급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어린이 단체도 좋지만, 오늘 이렇게 먼저 아이들에게 나눔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그 기쁨을 스스로 느끼도록 기회를 주게 돼 덩달아 기쁘다”고 했다. 아이들은 주일학교 교사들의 도움으로 9월부터 홀몸 어르신들에게 선보일 노래와 율동을 연습했다.

 
서울대교구 마천동본당 어린이들이 12월 25일 성탄 대축일을 맞아, 빈첸시오회와 함께 지역 사회의 홀몸 어르신들을 찾아 갔다.


어르신들의 환영에 아이들도 신났다. 박승언(클라라, 단샘초1)양은 “율동 하기 전엔 틀릴까 봐 걱정했는데, 막상 할머니·할아버지들께 선보이니 좋았다”면서 “어르신들을 자주 뵙고 싶다”고 전했다.

학부모 김민옥(세라피나)씨는 “친구 따라 성당을 다닌 아들 덕분에 최근 신자가 됐다”며 “성탄을 마냥 노는 날이라고만 여겼는데, 아이들이 봉사에 참여하면서 이웃을 위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날임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김 회장은 “과거와는 달리, 요즘엔 정부 지원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물질보다는 ‘외로움’이 소외계층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분위기”라며 “아이들의 방문으로 홀몸 어르신들이 적적함을 덜고 본당과 함께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젊은이들이 나눔과 사랑 실천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큰 행복을 더 많이 느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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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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