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말연시 통일교의 정교유착 의혹으로 정국이 어수선합니다.
여야는 특검에 합의하고도 세부 내용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죠.
이재명 대통령은 정교분리를 강조하며 종교 해산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는데요.
통일교 사태를 계기로 바람직한 정치와 종교의 관계를 짚어봤습니다.
보도에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통일교의 정교유착 의혹은 특검 조사를 받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입에서 시작됐습니다.
의혹이 윤석열 정부를 넘어 여권으로 확산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파문이 커지면서, 여야는 통일교 특검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종교단체의 정치권 개입이 확인될 경우 해산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2025년 12월 2일 국무회의>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종교재단 자체가 조직적 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들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종교재단에 해산명령을 했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게 헌법 위반 행위인데 이걸 방치하면 헌정질서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종교전쟁 비슷하게 될 수도 있어요.”
가톨릭교회도 이번 사태를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성용 신부 /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정치와 종교는 같이 살아가는 것이지만 정치와 종교가 한 몸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정치를 위해서 종교를 이용한다든지, 종교를 위해서 정치를 이용하는 부분은 역사적으로도 큰 폐단이 있었고 지금의 그런 문제들도 한 단면이지 않을까.”
<박승찬 엘리야 /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
“이것은 단순하게 한 종교의 일탈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어려운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헌법 제20조 2항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교분리 원칙이 침묵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박승찬 엘리야 /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
“건강한 비판 이것까지도 많은 신자들이 개인적인 종교의 역할 때문에 그것을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 가톨릭 사회교리와는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가톨릭 사회교리는 신자의 정치 참여가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김수환 추기경의 행보가 모범 사례로 꼽힙니다.
<박승찬 엘리야 /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독재 정권에 아무도 이야기하지 못할 때 용감하게 인권과 그것의 보호를 위해서 말씀해주셨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리라’면서 강한 비판을 하셨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교의 공적 역할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성용 신부 /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이런 때일수록 모범적인 모습, 정경유착 또는 정치와 종교의 이상한 거래 그런 모습이 아니고 공정하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의 종교의 모습을 더 보여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한편으로는 사이비나 이단 종교에 빠지는 이들이 늘고 있는 현실 역시 기성 종교가 성찰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하성용 신부 /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사회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 대부분의 경우에 보면 기댈 곳이 없는 건데 잘못된 메시아니즘 같은 그런 것에 빠져서. 그런 분들이 거기를 찾아갈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가톨릭교회 뿐만 아니라 기성 종교가 반성해야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거죠.”
한국 천주교회가 김수환 추기경의 정신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승찬 엘리야 /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
“자신을 바보라고 낮추셨던 그분의 스탠스를, 그분의 경향을 따라가면서 우리 천주교회가 우리 스스로를 낮출 수 있다면, 지금 신자들 줄어들고 하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그 모든 문제. 예수님을 따라가면서 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향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치에 기대지 않고, 정치에 이용되지 않으며, 가장 낮은 곳에서 인간의 존엄을 말하는 것.
통일교 사태가 준 교훈입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