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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40대 청년회장, 70대 구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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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1년에 100만 명의 아이가 태어나던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뒤, 2002년 출생아 수는 49만 명으로 반토막이 납니다. 한 세대 만에 부모 세대의 절반으로 출생아 수가 줄어든 겁니다. 여기서 또 반토막 되어 2022년 출생아 수는 24만 명이 됩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한 세대가 지날 때마다 부모 세대 인구의 절반씩 줄고 있습니다. 세계가 놀라고 있는 한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있습니다.

먼저 군부대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2018년 내놓은 국방개혁 2.0에 따르면, 상비병력 60만 명이 2022년까지 50만 명으로 단계적으로 감축되었습니다. 부대를 채울 병사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강원도 화천에 주둔하던 육군 27사단이 해체됐습니다. 사단 해체는 부대가 있던 화천 지역의 공동체 소멸로 이어졌습니다. 지역 상권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몰락하고 있으며, 대부분 군인 자녀였던 학교 학생 수는 급감했습니다. 학생 수가 급감하자 교육의 질은 떨어지고, 다시 전학과 이사를 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구 감소로 비워지는 자리를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량 입시 미달 사태가 벌어지는 지방 대학은 대학 유지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으로 캠퍼스를 채우고 있습니다. 캠퍼스에는 만국기가 걸려있고, 막걸리 팔던 학교 앞 술집 거리는 유학생들로 ‘작은 이태원’이 됐습니다. 서툰 한국말로 식당에서 서빙하는 유학생을 만나는 건 이제는 놀랄 일도 아닙니다. 지방 대학뿐만 아닙니다. 농업,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가릴 것 없이 몸을 쓰는 고된 노동을 해야 하는 업종은 이제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마비될 정도입니다.

한국 천주교회도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막고 있습니다. 신학생이 없어 사제서품식을 거행하지 못하는 교구, 어르신 수도자만 남은 수도회는 이제 비밀도 아닙니다. 유아세례보다 장례미사가 더 많고, 40대 청년회장·70대 구역장은 이제 본당의 뉴노멀입니다. 그래도 본당은 멈출 수 없어 봉사자 한 명이 여러 단체를 맡다 보니 신앙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행사에 지쳐서 냉담자가 되어 버립니다. 이름만 남은 주일학교, 청년 없는 청년미사, 고령화된 구역장, 돌아오지 않는 냉담자 등의 모습이 인구절벽 앞에 서있는 우리 교회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더 걱정스러운 건 인구 감소가 아니라 우리가 아무 준비 없이 미래를 맞이한다는 겁니다. 오늘 인구가 감소할 거라는 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가오는 불길을 넋 놓고 보고만 있었습니다. 아니 어제의 영광에 취해 미래도 찬란할 것이라고 안심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지만 인구감소는 예상대로 찾아왔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한 우리는 지금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오늘 해야 할 일은 어떻게 인구를 다시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대인구 감소의 시대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준비하는 일입니다. 그건 우리 교회도 우리 공동체도 모두 지금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40대 청년회장, 70대 구역장>입니다. 대인구감소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공동체가 바르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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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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