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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회 안 천주교 순교 정원… 교회 일치의 현장

충북서 제일 오래된 청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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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순교 정원 완공 감사 예식에 함께한 청주제일교회 이건희(왼쪽) 담임목사와 김웅열 신부. 청주제일교회 제공

충북 청주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청주제일교회. 1904년 설립돼 충북 개신교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교회로, 이 지역의 ‘어머니 교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청주제일교회 경내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천주교 순교 정원’이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순교한 복자 오반지 바오로와 하느님의 종 최용운 암브로시오·전 야고보·김준기 안드레아를 현양하는 공간이 개신교회 내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 경내에 천주교 순교자들을 현양하는 공간이 자리 잡은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청주제일교회 마당의 출입구 우측 한쪽 벽면에 순교자들의 얼굴 부조가 각기 새겨져 있으며, ‘만 번 죽더라도 그리스도를 배반할 수 없소’라고 한 복자 오반지 바오로의 증언이 함께 적혀 있다.

이런 사례가 현실화된 배경에는 ‘교회 일치’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천주교에서 헌신한 인물들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기꺼이 수용한 청주제일교회 이건희 담임목사의 결단이 있었다. 이 목사는 본지에 “우리 교회는 조선말 천주교 박해 당시 신자들의 처형장이었던 청주 군영이 위치했던 곳 즉 ‘순교 터전 위에 세워진 개신교회’”라며 “이런 역사를 잘 아는 만큼 우리에게 ‘순교 정원 조성’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교회 내에 순교자 현양 공간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청주교구와 청주시가 그곳이 순교지임을 알리는 작은 표지석 설치를 요청한 것이다. 표지석 설치 후 2021년에는 이 공간이 ‘순교 정원’으로 거듭났다. 이때는 이 목사와 교류가 잦았던 당시 청주교구 서운동본당 주임 김웅열 신부의 제안이 결정적이었다.
 
청주교구 서운동본당 신자가 이건희 목사에게 선물한 ‘고반(苦伴)’ 족자. 이건희 목사 제공


김 신부는 이 목사에게 “천주교 측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할 테니 순교자들을 현양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부탁했고, 이 목사는 교인들의 동의를 얻어 순교 공원을 조성했다. 이 목사는 “표지석과 순교 공원을 조성할 때 우리 교인들 중 단 한 명의 반대도 없었다”며 “오히려 공원 조성 후 천주교 순례자들이 찾아와 교회에서 기도할 때마다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순교 공원 조성 후 이 목사의 사무실에는 서운동본당 신자가 선물한 ‘고반(苦伴)’이라 적힌 족자가 걸렸다. 이 목사는 “‘고반’은 고난을 통해 친구가 됐다는 뜻”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 앞에서 우리는 이미 한 형제자매라는 의미로 두 교회의 일치를 상징한다고 생각해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길로 “교리를 떠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종교 간 화합과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해 더 많은 접점이 생기길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이 목사는 “우리 모두는 하느님 형상을 한 존재”라며 “교리는 우리를 나눌 수 있지만, 평화·정의·창조질서 보전과 같은 실천 영역에서는 얼마든지 힘을 합칠 수 있는 만큼 어떤 일이든 함께 실천하며 일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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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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