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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역사와 의미

가톨릭·성공회 일치 위해 왓슨 신부 시작, 1966년 지금 명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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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 폴 왓슨 신부. 당시 성공회 사제였던 그는 1909년 가톨릭에 입교, 이듬해 사제품을 받았다. OSV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18일부터 25일까지 여드레 동안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을 지낸다. 이 기간 가톨릭 신자들은 갈라진 형제들과 함께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간구하는 공동기도를 바친다. 과연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이 시기를 일치 기도 주간으로 정했을까? 118년 전 미국으로 가보자.

1908년 1월 18~25일, 뉴욕시에서 80㎞ 떨어진 외딴 산비탈 그레이무어에 위치한 ‘속죄회(Society of the Atonement)’ 수도원.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영성을 따르는 성공회 소규모 공동체에 의해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이 처음 시작됐다. 당시 명칭은 ‘교회 일치 팔일 축제(Church Unity Octave)’로, 하느님의 종 폴 왓슨(Wattson, 1863~1940) 신부가 고안했다. 속죄회 공동 설립자이자 훗날 성공회를 떠나 가톨릭교회에서 다시 사제품을 받은 인물이다.

성공회 사제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분열된 교회가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인 교황을 중심으로 다시 일치를 이뤄야 한다고 믿었다. 이에 1903년 창간한 월간지 「등불(The Lamp)」 등을 통해 “성공회가 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해 가톨릭교회와 재통합해야 한다”고 꾸준히 촉구했다. 당시 성공회 내부에는 이처럼 가톨릭과의 친교 회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영국의 스펜서 존스(Jones) 신부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1907년 11월 왓슨 신부에게 편지를 보내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을 교회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하루로는 부족하다고 여긴 왓슨 신부는 마침 전례력으로 1월 18일과 25일 이틀이 두 사도와 관련된 축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1월 18일은 초대 교황 베드로 사도가 로마에 교회를 세운 것을 기념하는 ‘로마의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25일은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이었다. 왓슨 신부는 두 축일 사이 여드레를 모든 그리스도인이 교황을 중심으로 일치하도록 기도하는 시기로 정했다. 이후 명칭을 ‘사도좌 일치 팔일 축제’로 바꿨다. 당시 교회는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을 장소에 따라 두 차례(1월 18일 로마·2월 22일 안티오키아) 기념했으나, 성 요한 23세 교황에 의해 1961년부터는 2월 22일만을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로 지내고 있다.

두 번째 팔일 축제 뒤인 1909년 10월 30일, 속죄회 회원 17명이 일제히 가톨릭으로 회두했다. 왓슨 신부도 뉴욕대교구의 사제가 됐다. 16세기 종교 개혁 이후 한 수도회 전체가 보편 교회 품으로 돌아온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 소식은 「경향잡지」의 전신 「보감」(경향신문의 부록)을 통해 한국 교회에도 알려졌다.

교회 일치 팔일 축제는 교황들로부터도 지지를 얻었다. 1916년 베네딕토 15세 교황은 소칙서 「로마 교황들」을 통해 기도 주간을 보편 교회 차원으로 확대, 참여한 신자들이 대사를 받게 했다.

그러나 팔일 축제는 가톨릭과 일부 성공회 신자만 참여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1935년 프랑스 리옹대교구의 폴 쿠튀리에(Couturier, 1881~1953) 신부는 교황 중심을 덜어낸 ‘그리스도인 일치 보편 기도 주간’을 새로 제안했다.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일치를 위해 그분의 뜻대로 기도하자’는 쿠튀리에 신부의 기도 주간은 더 많은 갈라진 형제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속죄회도 1963년 이 지향과 명칭을 수용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전신인 ‘신앙과직제운동’도 1920년대 오순절(성령 강림 대축일)로 끝나는 일치 기도 주간을 내세웠으나 1941년 가톨릭과 같은 1월 18일~25일로 변경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인 1966년 이들 기도 주간은 하나로 합쳐져 오늘날의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이 됐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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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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